이 소장은 27일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경쟁자가 없기 때문에 긴장감을 놓쳐 현실에 안주하거나 독선에 빠질 위험이 있다"며 "변화를 추구하지 않을 때 큰 위기가 닥친다"고 지적했다.
이 소장은 "선례를 존중하면서도 얽매이지 말아야 한다"며 "과감히 선례의 정당성을 의심하는 데서 출발해만 독선적이거나 잘못된 결론을 피할 수 있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이 소장은 실증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판단하는 노력도 주문했다.
그는 "연구관들은 법적 쟁점뿐 아니라 다방면의 자료를 토대로 법익의 균형에 중점을 둬 풍부한 토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헌법재판연구원도 본연의 업무 중 하나인 헌재의 현실적 쟁점 해결에 더욱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판결로 미뤄졌던 주요 심리를 조속하게 끝낼 것을 언급했다.
이 소장은 "보수와 진보의 이분법에 매몰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할 것"이라면서 "우선 가장 오래된 사건을 비롯한 주요 사건의 균형 잡힌 해결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이 소장은 고단한 삶이지만 의연하게 살아가는 어린 소녀의 모습을 그린 김종삼 시인의 '장편2'를 낭독하며 국민에게 친근하게 다가서는 헌재를 강조했다.
그는 "궁즉통(궁하면 통한다)이라는 말을 ‘진즉통(진심은 통한다)’이라 바꾸어 쓰고 있다"며 "진실한 마음으로 진정성 있게 다가간다면 국민들이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