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탈협회 “상환전환우선주, 모험자본 투자 수단…인식 개선 필요"

입력 2017-11-28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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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더리펀드 급증…법개정 후 1년새 2000억 원 규모로 조성

우리나라 벤처 투자 활성화를 위해 상환전환우선주(RCPS)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형수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전무는 28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상환전환우선주는 모험자본 성격이 부족한 나쁜 투자라는 오해를 받아왔지만, 해외에서는 보편적인 투자형태”라 이같이 밝혔다.

상환전환우선주는 채권처럼 만기 때 상환받거나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우선주를 의미한다. 우선주로 투자하면 보통주 주주보다 우선적으로 배당을 받을 권리를 갖을 수 있고, 회사가 어려워지면 잔여재산 역시 보통주 주주보다 우선적으로 분배를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위험성을 낮추기 위해 국내 벤처캐피탈 투자 가운데 45% 가량이 우선주 투자로 이뤄지고 있다.

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벤처투자유형별 신규투자 비중은 2006년 보통주와 우선주 비중이 각각 40.5%, 27.1%였지만 올해 10월 기준으로 이 비중은 각각 21.5%, 44.9%로 역전됐다.

RCPS가 갖는 전환가격의 조정 기능은 벤처투자를 가장 어렵게 하는 정보의 비대칭을 가장 효과적으로 완화하는 수단으로 꼽힌다. 김 전무는 "보통주는 투자가격에 대한 의견 차이로 투자를 어렵게 하는 경우가 많다"며 "오히려 벤처기업 입장에서 기업의 성과가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경우에는 우선주 발행을 통해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 벤처캐피털이 모험자본으로서 보다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투자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RCPS에 대한 인식개선과 투자자가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합리적이고 정당한 권리를 가질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최근 벤처투자 시장동향과 특징에 대한 발표도 있었다.

협회에 따르면 10월 기준 창투사는 4개가 신규등록해 119개사가 운영 중이다. 신규조합 결성이 활발해지면서 지난달까지 창업투자조합 재원은 18조 원을 넘어섰으며 올해 20조 원 돌파가 유력한 상황이다.

현재 운영 중인 조합은 총 674개, 결성금액 18조3594억 원으로, 이중 지난달까지 신규 결성된 조합은 105개, 2조4484억원 규모다. 또 올해 974개사에 1조8375억원을 투자돼 전체 투자금액은 전년 동기(1조6729억원) 보다 9.8% 증가했다.

기업당 평균 투자유치금액은 18억9000만 원으로 5년 평균인 18억5000만 원 보다 4000만 원 소폭 늘어났다. 업종별로는 ICT가 28.3%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이 유통ㆍ서비스(17.4%), 바이오ㆍ의료(15.4%) 등의 순이었다.

또 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이 개정되면서 모태펀드 출자 없이도 세컨더리 펀드가 투자조합을 결성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세컨더리 펀드가 상장(IPO)과 인수·합병(M&A)을 대신할 새로운 투자회수 방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세컨더리 펀드는 엔젤투자자나 벤처캐피탈이 보유한 벤처기업의 주식을 사들여 수익을 내는 펀드다.

지난해 10월부터 약 1년간 모태펀드 출자 없는 세컨더리 펀드는 투자조합(민간 KVF) 14개, 2092억원 규모로 결성됐다. 법 개정 전 14년간 결성된 세컨더리 투자조합은 38개, 1조4204억원에 불과했다.

협회 관계자는 "투자회수 단계에 도달한 펀드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생겨나면서 IPO(기업공개)나 M&A 등 전통적인 회수방법으로는 해당 물량을 감당할 수 없게 되면서 세컨더리 펀드가 급격히 증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투자처도 다양화되고 있다. 3분기까지 벤처캐피탈의 해외투자는 2089억원으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VC최초로 독일기업(크로노24)에 투자한 사례가 나왔고, 베트남 등으로 해외 투자처가 다양해지고 있다.

투자분야도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 기업과 O2O(Online to Offline) 등 ICT, 유통ㆍ서비스 업종에 집중됐다.

지난 3분기 VC 투자업종은 ICT제조·서비스가 1959억원(28%)으로 가장 많았고, 유통·서비스 1546억원(22.2%), 바이오·의료 897억원(12.8%), 전기·기계·장비 821억원(11.8%) 등을 기록했다.

바이오 기업의 VC 설립도 눈에 띄었다. 지난 8월 인공눈물 제조업체인 파마리서치프로덕트가 창업투자회사(창투사) 수인베스트먼트캐피탈, 메디톡스가 메디톡스벤처투자를 등록했다.

협회는 "제약 바이오기업들이 수백, 수천억원에 달하는 개발 비용을 줄이고,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창투사 설립에 나서고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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