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차이나’13억 인도, 삼성-샤오미 2차 대전

입력 2017-11-29 09:39 수정 2017-11-29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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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6월 7일(현지시간)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에 위치한 노이다 공장에서 확장 공사 착공식을 열었다. 사진제공 삼성전자 뉴스룸
▲삼성전자는 6월 7일(현지시간)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에 위치한 노이다 공장에서 확장 공사 착공식을 열었다. 사진제공 삼성전자 뉴스룸

‘넥스트 차이나’로 불리며 급성장하고 있는 인도 시장에서 IT(정보기술) 기업들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는 공격적 마케팅으로 스마트폰 판매량 확대에 집중했다면 최근 현지 투자를 확대해 고용을 창출하는 방식으로 소비자 마음 사로잡기에 나선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샤오미 등 인도에 진출한 업체들이 최근 휴대폰 관련 공장을 잇따라 짓는 등 현지 투자를 늘리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 카날리스에 따르면 인도 시장에서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23% 늘어난 4000만 대의 스마트폰이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인도 시장은 지난해에도 전년 대비 18%나 성장했다. 지난해 글로벌 전체 시장 성장률이 2~3%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도는 스마트폰 업체들에게 기회의 땅이다.

인도 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성장하고 있는 샤오미는 최근 인도 노이다 지역에 제 3의 스마트폰 제조 공장과 보조 배터리 공장 2곳을 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조 배터리 공장에서는 각각 1만mAh와 2만mAh 크기의 보조 배터리가 생산될 예정이다. 새로운 시설에는 초반 500명 이상의 직원들을 고용할 계획이다. 2014년 인도에 진출한 샤오미는 이미 인도에서 스마트폰 공장 2곳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지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95%가 인도 공장에서 조립되고 있다.

샤오미의 행보에 삼성전자도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는 철저한 현지화 방식을 통해 인도 시장에서 승기를 잡고 있지만 선두 자리를 공고히 하기 위해 투자를 더욱 확대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우트르프라데시 주 노이다 지역에서 인도 법인 생산 규모를 2배 늘리는 착공식을 개최했다. 삼성전자는 노이다 지역에 12만㎡규모에 이르는 공장 부지를 24만㎡로 확장한다. 투자금액은 400억 루피(약 7000억 원)다. 현재 노이다공장에서 휴대전화 월 500만 대, 냉장고 월 10만 대를 생산하고 있는데, 공장 증설이 완료되면 휴대전화 생산량이 월 1000만 대로, 냉장고 생산량은 월 20만대로 늘어나게 된다.

업체들이 인도에 생산기지를 갖추는 것은 인도 정부가 현지 생산 부품을 30% 이상 사용하지 않은 제품에 대해선 관세 적용을 차별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인도는 그동안 자국에 외국 기업이 단일 브랜드 매장을 설립할 때 제품에 자국산 부품이 30%이상 포함되야 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제조업 활성화 정책 '메이크 인 인디아'를 추진하고 있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위한 선물이기도 하다.

샤오미가 스마트폰 시장에 집중한다면 삼성전자는 인도를 삼성이 신사업으로 공을 들이고 있는 의료기기, 헬스케어 사업의 전초기지로 육성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와 손잡고 취약 계층의 헬스 케어 관련 다양한 사업을 펼치며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우타르 프라데시주와 손잡고 경제적·사회적으로 어려운 환자를 돕기 위해 20곳에 스마트 헬스케어 센터를 오픈했다. 이 선터에는 삼성의 TV, 냉장고 등 가전 뿐 아니라 초음파 기기, 엑스레이 등 삼성의 첨단 의료 장비를 제공한다. 지난해에도 카르나타카주와 공중 보건 시설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업무 협약(MOU)를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삼성전자는 홍채 인식 기능이 탑재된 첫 스마트기기 ‘갤럭시탭 아이리스’1000대를 카르나타카주에 지원했다. 특히 의료 정보화(e-Healthcare)육성을 위한 민관 공조 체제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으로 삼성이 발빠르게 인도 정부와 손을 잡으며 이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서고 있다.

삼성은 의료 환경이 열악한 인도에서 의료기기 사업을 시작해 점차 모바일과 연동하는 헬스케어 사업까지 확산을 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2015년에 서남아총괄에 온라인영업팀을 신설하고 주력 사업부에 온라인 전담조직을 구축하는 등 인도 현지 상품기획·개발 및 온라인 유통채널을 강화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저가 이미지로 샤오미가 현지 투자를 강화하며 스마트폰 시장에서 빠르게 삼성전자를 추격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모바일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는 작업을 하고 있기에 이 부분까지 넘어서려면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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