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팀파워] 떠나가는 고객층 잡기 “맥스봉 이름 빼곤 다 바꿨다”

입력 2017-11-29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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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맥스봉 브랜드마케팅(BM)팀

▲CJ제일제당 맥스봉 팀이 서울 중구 동호로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맥스봉 팀의 노란 맥스봉 양말과 우산은 브랜드 리뉴얼 과정에서 땀 흘린 맥스봉 팀의 상징과도 같았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CJ제일제당 맥스봉 팀이 서울 중구 동호로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맥스봉 팀의 노란 맥스봉 양말과 우산은 브랜드 리뉴얼 과정에서 땀 흘린 맥스봉 팀의 상징과도 같았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핵심 타깃이었던 20대 여성 소비자들 대신 점점 40대 이상 주부들이 구매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구매자 프로파일이 역전되는 것을 보고 브랜드에 위험 신호가 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김숙진 부장)

2016년 CJ제일제당 맥스봉 팀은 FGI(Focus Group Inteview)와 이미지 조사 등을 통해 브랜드 정체성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주요 타깃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김숙진 부장은 “2003년 치즈가 가득 든 차별화된 품질을 내세워 처음 등장했던 맥스봉은 20대 도시남녀 소비자를 타깃으로 잡고 출시됐다. 당시 시장 1위는 누구나 아는 진주햄의 ‘천하장사’였기에 맥스봉 팀은 후발주자로서 차별성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2016년 조사 당시 미니 소시지 시장 1위(시장조사기관 링크아즈텍)라는 점유율이나 실적 하락 등은 크게 없었지만, 이처럼 제품의 타깃과 브랜드 정체성이 흔들린다는 판단 아래 맥스봉은 곧바로 브랜드 리뉴얼 작업을 단행했다.

김 부장은 소비자의 취향과 디자인 트렌드가 변하고 있음에도 진부한 디자인과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했던 점을 소비 타깃 변화의 원인으로 꼽았다.

그래서 맥스봉 팀은 브랜드 아이덴티티부터 다듬기 시작했다. 별다른 콘셉트 없이 지어진 기존의 슬로건을 ‘LOVE YOUR ENERGY’로 변경했다. 빨간 입술에 촌스러운 원피스를 입고 있던 캐릭터에도 청바지와 셔츠를 입혔다. 리뉴얼 전 과정에는 20대 타깃들의 인터뷰와 평가가 고스란히 반영됐다.

‘LOVE YOUR ENERGY’는 2030 세대를 대상으로 맥스봉에 대한 수십 차례의 인터뷰를 진행, ‘심리·물리적으로 에너지가 필요한 순간 구매하고 선물한다’는 결과를 얻어 콘셉트를 잡았다.

하지만 단순히 겉모습만 바꿔서는 떠나는 20대를 잡을 수 없었다. 반복되는 일상에 긍정 에너지를 충전한다는 ‘LOVE YOUR ENERGY’를 행동으로 옮겼다. 맥스봉 캐릭터를 활용해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배포했고 올해 초엔 웹툰 ‘맥스봉툰’을 선보이기도 했다.

맥스봉 팀원들은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에도 발에 노란 맥스봉 양말을 신고 있었고, 비오는 날 인터뷰를 진행한 터라 맥스봉 우산을 챙겨 주기도 했다. 이 모든 게 젊은 층의 관심을 되돌리기 위한 변화의 과정이었다.

신예원 대리는 “카카오톡 이모티콘 중에 ‘백 억 벌고 싶다’, ‘퇴근해’ 등의 이모티콘은 정말 인기 만점이었다”며 “맥스봉툰의 경우 백수 캐릭터가 방바닥에서 뒹굴다 방바닥과 한 몸이 되는 에피소드를 많은 소비자들이 좋아했다”고 설명했다.

2030 소비자들이 현실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이모티콘과 스티커, 웹툰 등을 통해 재가공했고, 이를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공식 SNS 페이지를 통해 공유한 것이 주효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지난해 750억 원을 기록했던 매출액은 올해 900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젊은 층의 수요도 다시 활기를 찾아 최근 출시된 ‘맥스봉 할라피뇨’는 젊은 혼술족들에게 인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미니소시지 시장 점유율도 39.3%로 카테고리 부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맥스봉 팀은 올해 6월부터 ‘맥스봉과 함께하는 에너지 클래스’도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관심사를 직접 체험하고 즐기는 원데이 클래스 형태로 내용도 ‘비아마피아 가죽공예’부터 ‘디뮤지엄 압화드로잉’까지 다양했다.

에너지 클래스는 올해 맥스봉 팀이 진행한 활동 중 단연 인기가 많은 프로그램이었다. 신 대리는 “트렌디한 공간에서 경험하는 것에 대한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높았고 클래스 이후 SNS를 통해 자발적으로 후기를 올리는 등 긍정적인 반응이 많았던 활동”이었다고 평가했다.

맥스봉툰과 에너지 클래스처럼 이야기가 가미된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기획하다 보면 소재 고갈 등의 어려움이 생기기 마련이다. 유지인 대리는 “트렌드가 워낙 빠르게 변하다 보니 우리 팀도 어려움이 있었다”면서도 “리뉴얼 단계부터 함께했던 대행사와 아이디어 생산을 꾀하고 20대로 구성된 인사이터 그룹을 운영해 그들의 의견 속에서 아이디어를 찾기도 했다”고 답했다.

맥스봉 팀은 지난달 ‘에너지 파티’를 끝으로 올해 에너지 클래스를 마무리 지었다. 작사가 김이나의 토크쇼를 비롯해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송기현 사원은 “파티가 끝난 뒤에도 고객들끼리 얘기를 나누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맥스봉으로 팀과 고객들 사이에 연결고리가 생긴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소비자 만족도가 높은 에너지 클래스는 물론 내년에도 계속된다.

맥스봉 팀은 내년엔 특히 온라인 중심의 마케팅에 주력할 예정이다. 김 부장은 “맥스봉이 앞으로도 영원히 2030 소비자들의 삶 순간순간을 함께하는 브랜드이기를 바란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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