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재판' 장기화… 요하네스 타머, 건강상 이유 또 입국 거부

입력 2017-11-29 11:40 수정 2017-11-29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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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사건' 재판이 전ㆍ현직 임원의 '네 탓 공방'으로 장기화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1부(재판장 나상용 부장판사)는 29일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요하네스 타머(61)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AVK) 사장에 대한 4차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이날 준비기일은 타머 사장이 지난 7월 출국한 이후 돌연 입국을 거부한 탓에 다른 피고인들과 분리해서 준비기일이 진행됐다. 하지만 타머 사장은 이날도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변호인에 따르면 타머 사장은 고혈압 상태로 암이 의심되는 등 건강이 급격히 나빠졌다.

변호인은 "독일에 가서 타머 사장을 만나고 주치의 상담도 했는데 현재 건강 상태가 무척 좋지 않다"며 "어제 또 최소한 5주 정도 걸릴 상황으로 입원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타머 사장 측은 배출가스를 조작한 차량을 수입·판매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변호인은 "타머 사장이 구체적인 지휘 감독 역할을 하는게 아니라서 (범행 사실을) 정확하게 몰랐다"며 "(이메일로 업무현황을 보고받았더라도) 참조 의미가 일일이 의미를 알고 승인하는게 아니라 절차가 이렇게 진행되고 있다고 파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자의로 출석하지 않는 이상 정상적인 재판을 진행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독일 협조가 없는 이상 본국으로 떠난 외국인 피고인을 법정에 세울 방법은 사실상 없다.

이날 재판부는 다음 기일을 추후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변호인은 "재판에 출석하지 못하다 보니까 일부 피고인이 혹시나 타머 사장에게 모두 책임을 미루지는 않을지 (염려된다) 검토해서 꼭 필요한 증인이 있을 경우 의견을 내겠다"고 말했다.

한편 트레이버 힐(55) 전 AVK 총괄사장에 대한 재판도 내년 3~4월에야 본격화할 전망이다. 힐 전 사장은 2007년~2012년 AVK 사장을 지냈다.

이달 중으로 한 차례 더 열리는 공판준비기일이 끝나면 1차 공판은 2월 법원 정기인사 이후인 3~4월께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힐 전 사장은 본격적인 재판이 시작되면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타머 사장 등은 2011년 7월부터 2013년 8월까지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조작해 배출허용 기준에 맞지 않는 유로5 경유차 총 4만6317대를 수입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폴크스바겐은 인증시험 모드에서는 유해물질인 질소산화물(NOx)을 덜 배출하고 실주행 모드에서는 다량 배출하도록 장치를 조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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