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20일 삼성그룹 전ㆍ현직 임원과 관계자 등 1800여명의 차명의심 계좌 3800여개를 추적 중이라고 20일 밝혔다.
특검 측은 이날 "검찰 특별수사ㆍ감찰본부로부터 삼성 전ㆍ현직 임직원 200여명의 차명의심 계좌 480여개를 넘겨받아 연결 계좌를 추적한 결과 의심되는 계좌 3800여개를 추려내고 이에 대한 추적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 "차명의심 계좌 명의자가 중복되는 경우도 있고 계좌 중 순수 계좌도 있을 수 있어 비자금 계좌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효율적인 조사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검팀은 이들 의심계좌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차명 여부를 우선 가린 뒤 연결계좌의 입출금 내역과 자금 출처 등을 확인해 계좌에 담긴 돈이 비자금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형태로 실제 차명계좌를 가려내고 있다. 비밀번호가 0000ㆍ1111 등 똑같이 돼 있는 단순한 계좌, 뭉칫돈이 10억원 이상 입금돼 있고 1억원 단위까지 모두 인출된 계좌, 삼성관련 주식만 거래한 계좌, 배당금을 바로 출금해 간 계좌 등이 실제로 차명계좌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검팀은 또 삼성 임직원이 아닌 사람들의 일반 계좌들까지 조사하는 등 점차 수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비자금 조성과 관리에 깊숙히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최도석 삼성전자 경영지원총괄 사장을 불러 차명계좌에 명의를 내 준 경위 등을 조사중이다. 또 e삼성 사건의 피고발인인 김순택 삼성SDI 사장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가 경영권을 장악할 수 있도록 그룹 차원의 불법 행위가 이뤄졌는 지 여부 를 집중 캐물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