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업승계는 부의 대물림 아닌 기업생태계와 경제성장의 열쇠”

입력 2017-11-30 09:38 수정 2017-11-30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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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기업 전문가 김선화 박사, 천일식품ㆍ동신유압 사례로 본 명문 장수기업 성공비결 제시

(사진제공=중기중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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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업승계는 기업 경영자들이 부를 대물림한다는 편견에 가려져 오해받고 있지만 '부의 세대 이전'이 아닌 '기업의 영속성'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봐야 합니다.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200년 이상 지속되는 명문장수 기업이 3000개 이상 나올 수 있도록 가업 승계에 관한 건설적 논의를 지속해나가야 합니다.”

3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한국중소기업학회 명문장수기업연구회'의‘가족기업 전문가’ 김선화 박사는 “가업 승계 성공률은 2세대에 30%, 3세대 12%, 4세대에는 불과 3%에 머무를 정도로 실패 확률이 높지만 가업 승계에 성공한 기업들이 있고, 이들 기업의 필승 전략도 있다”며 중소기업이 가업승계에 성공해 장기 생존하기 위한 전략에 대해 강연했다.

가족과 회사, 소유권을 모두 잘 지키는 것이 쉽은 않은 과업이지만, 장기 생존 전략의 핵심은 ‘보존’과 ‘변화(혁신)’다. 김 박사는 “창업주의 핵심가치와 기업목적은 지키되 그 외의 모든 것은 다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박사는 수백 개 중소기업 사례를 분석하고 도출해낸 가업승계의 성공 비결을 네 가지로 정리했다. △경영철학 및 가치체계 수립 △변화에 유연한 조직 구축 △후계자 육성 및 리더십 개발 △과감한 경영권 이전 등이 그것이다.

일반적으로 중소기업에서 1세대인 창업주의 은퇴 시기가 다가오면 변화에 대한 저항이 생기고 유연성이 부족해지기 때문에 위기를 맞는다. 이때 차세대 경영인이 등장해 조직을 다시 유연화시키고 변화와 혁신의 방안을 모색한다면 기업은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김 박사는 “기업의 재도약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탄탄한 차세대 리더십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성공적인 차세대 경영인은 기업가 정신, 전략적 마인드와 같은 경영자로서의 종합적 능력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창업주의 정신과 기업 이념을 존중하는 기업인이다. 이들은 아버지의 기업을 가족의 사유 재산과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지 않고 창업주의 정신과 기업의 뿌리, 원칙을 지키나가는 가운데 도전과 혁신을 시도하기 때문에 성공한다.

1974년에 창업한 천일식품과 1967년도에 창업한 동신유압은 모두 2세대가 사업에 참여한 이후 제 2의 성숙기를 맞아 성공적으로 기업 승계를 해나가고 있다. 연제품 가공업으로 출발한 천일식품은 2세대 경영인 이후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해 종합냉동식품업으로 전환한 후 재도약에 성공했다. 사출성형기를 제조하는 동신유압은 중국의 저가제품이 쏟아져들어오면서 쇠퇴기를 맞았지만, 2세대 경영인이 품질을 높이면서 가격은 중국보다 약간 높은 수준으로 재정립함으로써 경쟁력을 되찾고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김 박사는 “두 기업은 창업주부터 철학과 가치를 수립하고 있었다”며 “차세대 경영인은 창업주의 원칙을 바탕으로 인사고과 등 구체적인 제도 혁신으로 연계시켰고, 이는 제품 혁신으로 이어졌다”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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