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음식 배달대행 업체 ‘저스트잇(Just Eat)’이 29일(현지시간) FTSE100에 공식 진입했다. FTSE100은 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시가총액 상위 100개의 우량 주식으로 FTSE100지수에 쓰인다.
저스트잇은 시가총액 55억 파운드(약 8조591억5000만 원)를 기록해 FTSE100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2014년 4월 기업공개(IPO) 이후 3년 반만에 이룬 성과다.
저스트잇은 고객이 온라인으로 음식을 주문하면 식당에서 음식을 받아 원하는 장소로 배달해주는 서비스 업체이다. 2001년 덴마크에서 설립돼 2006년부터 영국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13~14%의 배달 수수료가 주요 수익원이다.
배달 음식의 경쟁상대는 ‘집밥’이기에 슈퍼마켓은 저스트잇의 라이벌이다. 직접 음식을 만들지 않고 매장도 없는 저스트잇은 영국의 대표 슈퍼마켓 체인 ‘세인즈버리’ 시총 50억 파운드, ‘모리슨’ 시총 51억 파운드를 넘어섰다. 세인즈버리의 직원 수는 19만5000여 명인데 반해 저스트잇의 직원은 2500명에 불과하다.
저스트잇은 음식을 시켜먹는 문화가 확산하고 스마트폰 앱 이용이 늘면서 성공 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현대인의 바쁜 생활 탓에 직접 요리할 여유가 줄어들면서 음식 배달 주문 시장의 규모는 커지고 있다. BBC에 따르면 2009년 가구당 평균 음식배달 주문액은 일주일에 3.8파운드였으나 2015~2016년에는 19% 증가한 4.7파운드로 나타났다. 영국 전역에서 1년 동안 66억 파운드를 소비한 셈이다. 투자회사 해그리브스 랜스다운의 니콜라스 하이엣 주식 분석가는 “우리 삶이 더 분주해지면서 배달 음식은 필수품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2014년부터 스마트폰 보급이 늘어나면서 저스트잇이 성장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온라인에 저장된 정보로 빠르게 주문할 수 있다는 편리함이 소비자를 끌어들였다.
다양한 메뉴도 저스트잇의 강점이다. 저스트잇은 영국 내 2만8000개 식당과 제휴를 맺고 피자와 중식은 물론 인도 음식과 한식, 디저트 등 배달 음식의 선택 폭을 넓혔다. 이에 일주일에만 200만 건 이상을 배달하고 있다.
배달 대행 업계의 경쟁이 심화하고 있지만 저스트잇은 경쟁사를 인수하는 공격적인 전략으로 영국 시장을 지키고 있다. 11월 초 저스트잇은 2위 업체 ‘헝그리하우스’를 2억 파운드에 인수했다. 데이비드 버트레스 저스트잇 최고경영자(CEO)는 “인수를 통해 영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히고 높은 수준의 성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헝그리하우스 인수로 딜리버루와의 경쟁 가능성도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영국 시장을 평정한 저스트잇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아일랜드,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는 물론이고 호주, 캐나다와 남미 멕시코, 스페인에도 진출했다. 남은 과제는 미국의 그럽허브, 우버잇츠와의 경쟁이다.
저스트잇은 현재의 성공에 도취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저스트잇 대변인은 “평소와 같이 사업을 이어갈 것”이라면서도 “영국의 성공 스토리가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 온라인 매체 쿼츠는 저스트잇이 영국 슈퍼마켓들을 넘어서고 있지만 최대 슈퍼마켓 기업인 테스코를 위협하기에는 갈 길이 멀다고 전했다. 테스코의 시장가치는 150억 파운드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