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ㆍ금리인상ㆍ환율하락…中企 위협하는 新3중고

입력 2017-12-01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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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初 대비 환차손 10% ‘수출 비상’

은행 대출이자에 인건비 걱정까지

뾰족한 대책 없이 ‘마른수건 짜기’

"올해 초 환율이 1200원을 웃돌았던 것을 감안하면 10% 정도 환차손이 발생한 셈입니다. 그렇다고 기존 수출 물량의 계약 단가를 올릴 수도 없고 당장 적자 신세를 면치 못할 형편이죠."

서울에 있는 한 중장비 업체의 A 대표는 최근 이어지는 대외 악재 폭탄에 좌불안석이다. 그렇잖아도 환율하락으로 영업이익은 줄어들 게 뻔한 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소식이 들려오자 은행 대출 이자는 또 얼마나 더 내야하나 걱정부터 앞선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내년엔 최저임금마저 사상 최대 폭으로 오르니 인건비 부담을 감당할 자신이 없다.

비단 A대표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들은 최근 ‘환율하락’·‘금리상승’·‘최저임금 인상’이라는 신(新)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4원 오르긴 했지만 1088.2원에 마감했다. 중소기업들이 수출을 통해 이익을 낼 수 있는 심리적 마지노선인 1100원은 이미 무너진 지 오래다.

김태환 중기중앙회 통상정책실장은 "환율의 방향도 중요하지만 급격한 변동이 없으면 좋겠다는게 중소기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라고 말했다. 통상 중소기업들이 수주하고 제품을 만들어 선적하는 데 3개월정도 걸리는데 가격 제안을 할 당시보다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 원화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적어지는 환차손을 입을 수밖에 없어서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30일 6년 5개월만에 기준금리를 1.5%로 인상하면서 대출 금리 조정이 불가피해 민간 금융권에서 자금을 빌린 중소기업들 사이에선 벌써부터 채무상환 부담을 걱정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 대출의 경우 변동금리 계약이 60%를 초과해 중소기업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특히 환율하락 상황에서 금리인상은 원화 강세를 더 부추겨 수출 여건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내년에 최저임금이 16.4%까지 오르면 한계 소상공인들은 줄줄이 도산 위기에 내몰린다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나온다. 비교적 탄탄한 중소기업 대표들 역시 높아지는 인건비 부담에 내년도 사업 확장이나 설비투자까지 연기 또는 재검토하고 있다는 것이 산업 현장 분위기다.

문제는 허리띠 졸라매기식 원가 절감이나 품질경쟁령 향상, 수출선 다변화 등 장기적 대책 이외에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단기적으로 환헤지 등 재무적 대응이 필요하지만 2007년말 키코(KIKO) 사태의 트라우마로 현재 환헤지 상품에 가입한 중소기업들은 전무한 실정이다.

조붕구 한국기업회생지원협회장은 “수출 기업들의 채산성 악화에 신용도가 낮아지고, 은행대출이 더 어려워지고 있지만 ‘환투기’라는 오해까지 산 만큼 환헤지에 나설 업체들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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