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닷컴 쇼크에 미국 헬스케어 업체들의 합종연횡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 약국체인 CVS가 건강보험업체 애트나를 약 690억 달러(약 75조 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애트나 주주들은 주당 207달러를 받게 된다. 주당 145달러는 현금으로, 62달러는 1주당 0.8378주의 비율로 CVS 신주를 받게 된다.
인수가는 지난 10월 26일 WSJ가 양사의 인수 논의 소식을 최초로 보도하기 직전 애트나 주가에 약 29% 프리미엄이 붙은 것이다. 이번 인수를 통해 CVS는 약 1만 개의 자사 약국체인에서 현지 사정에 적합한 건강보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인수규모는 지난 6월 아마존의 137억 달러 홀푸즈마켓 인수를 넘어 올해 최대 인수·합병(M&A)으로 기록되게 됐다. 더 나아가 헬스케어 산업에서 서로 다른 분야에 있는 두 기업이 합병하면서 어떤 시너지를 낼지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CVS는 연매출 1780억 달러를 자랑하는 거대한 약국체인이다. 또 CVS는 일부 매장에 ‘리테일 클리닉(Retail Clinic·대형매장 내 설치된 간단한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원)’을 보유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고심하고 있다.
애트나는 연매출 약 630억 달러로, 미국 3위 건강보험업체다. 보험 가입자 수는 약 2220만 명에 달한다. 애트나는 경쟁사인 휴매나를 인수하려 했으나 반독점법에 저촉된다는 이유로 법원이 제지해 이런 시도가 좌절됐다.
전문가들은 양사가 이런 ‘빅딜(Big Deal)’에 나선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아마존이라고 풀이했다. 아마존은 미국 약국사업 진출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은 전자상거래 부문의 시장지배력을 무기로 많은 소매산업을 흔들었다. 특히 아마존은 고객충성도가 높아서 진출하는 분야마다 기존 업체들이 엄청난 손해를 봤다. 이에 CVS가 아마존의 진출이라는 잠재적 위협에 맞서고자 적극적으로 애트나 인수에 나선 것이다.
애트나도 지난해 오바마케어 관련 서비스 축소를 결정한 가운데 최대 경쟁사인 유나이티드헬스그룹과 비교하면 사업 다각화가 부족해 새 성장동력을 모색하고 있었다고 WSJ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