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당국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중순부터 검찰·경찰과 함께 합동 단속반을 운영한 결과, 복수 거래소의 범죄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자동매매 프로그램으로 가상화폐를 거래하면서 하위 구매자에게 배당을 주는 다단계 구조가 이번 단속에서 적발됐다. 이러한 행위는 ‘유사수신 행위 규제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 범죄를 저지른 개인은 기소되며 해당 거래소는 정부의 행정조치를 받는다.
현재 가상화폐 거래소는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을 적용받는다. 해당 법 제32조와 제32조의 2에 따르면 전자상거래 업체가 소비자를 기만하거나 이들의 재산상 손해가 늘면 공정위가 영업정지 및 임시중지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
가상화페 자동매매 프로그램의 형성 및 사용에 거래소의 묵인이나 방조가 있었다면 기관 역시 책임을 피할 수 없다. 공정위는 해당 조치를 검토 중이며 조만간 최종 결론을 낼 예정이다.
합동 단속반은 특정 직종의 종사자들이 사용하는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에서의 가상화폐 거래도 조사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또는 통신판매 업체로 등록하지 않고 해당 거래가 이뤄지면 불법 자금모집과 같은 사기가 이뤄지기 쉽기 때문이다. 경찰의 올해 단속 사례에 따르면 가짜 가상화폐로 661억 원을 편취한 사기범 39명이 검거됐다. 등록하지 않은 거래소에서의 가상화폐 거래가 늘수록 이러한 피해가 확산될 우려가 있다.
금융위원회는 내년 초에는 정부 입법 형태로 가상화폐 거래소 규제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유사수신 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가상화폐 거래를 해당 법에 포함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해당 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투자금 별도 유치 등 투자자 보호 요건을 갖춘 거래소만 예외적으로 가상화폐 거래를 허용하게 된다. 사실상 거래소의 설립을 제한하는 법안이다. 이에 따라 법률이 개정되면 문을 닫는 가상화폐 거래소가 추가로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해당 법안은 내년 상반기 발의할 계획이다”며 “가상화폐에 유사수신이 적용되면 예외 허용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곳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 가격이 급등하고 거래량이 늘면서 거래소 역시 크게 늘어나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크고 작은 20~30여개의 거래소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본 3대 가상화폐 거래소 중 한 곳인 비트포인트는 최근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코스닥 상장사인 SCI평가정보는 지난달 28일 100% 출자한 가상화폐 거래소인 에스코인을 이달 6일 연다고 밝혔다. 그 이후 이 회사의 주가는 11월 27일 1090원에서 12월 1일 3100원으로 4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