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대상, 중국발 육류 수요 확대ㆍ환경규제에 ‘라이신’ 흥행 조짐

입력 2017-12-04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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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신 최대 시장인 중국 정부의 환경 규제 정책이 강화되고, 중국 육류 수요가 늘면서 CJ제일제당, 대상 등 라이신 기업들의 수출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2016년부터 환경보호법과 대기오염방지법 등을 개정하는 등 환경 목표를 강화하면서 동시에 강력한 단속을 진행해오고 있다. 2011~2015년에 진행됐던 정책이 ‘목표 제시’ 수준에 머물렀다면 2016~2020년 진행될 이번 정책은 강제적 감축을 정책 방향으로 잡고 있다.

실제로 중국 현지에서 환경보호와 관련한 단속이 강화되면서 대기·수질 오염 유발 가능성이 큰 아미노산 공장들이 일부 가동 중단돼 공급이 차질을 빚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에다 돼지사료에 들어가는 필수 아미노산인 라이신의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경기 회복으로 육류 수요가 증가하면서 라이신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공급과잉으로 인한 하락세를 보이던 라이신의 가격은 2016년을 기점으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아미노산 제조 시설은 기본적으로 대기 및 수질 오염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폐수 처리 시설과 같은 환경 보호 시설을 필요로 한다”며 “자본력이 열악한 중국 현지 아미노산 기업들이 해당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고 분석했다.

현지 로컬 업체의 위기는 국내 기업에 기회로 작용한다.

CJ제일제당의 경우 명실상부한 세계 1위의 라이신 수출 기업이다. 현재 전 세계 라이신 시장 규모는 약 4조5000억 원이며 이 가운데 30%는 CJ제일제당이 점유하고 있다. 라이신 시장은 2020년 6조 원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CJ제일제당은 중국 선양공장 등에서 천연 원재료를 활용, 환경보호 역할을 해온 터라 중국의 환경 규제하에서도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라이신뿐 아니라 아미노산 포트폴리오의 다각화에도 성공해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12% 증가한 5109억 원을 기록했다.

라이신 공급의 원조 격인 대상의 경우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독일 바스프에 라이신 사업을 매각했다가 2015년 화학제조업체 백광산업으로부터 1207억 원에 라이신 사업 부문을 인수하면서 사업을 재개했다. 대상은 라이신 사업을 다시 시작하면서 “외환위기를 극복한 뒤로 라이신 사업 부활이 그동안 그룹의 숙원이었다”며 “라이신과 전분당, 바이오 등은 그룹의 차세대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최근에는 국내 최초로 고부가가치 아미노산 ‘L-히스티딘’ 개발에 성공하는 등 소재 부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상은 라이신 사업을 재개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기존의 기술력과 현재 가동 중인 군산공장을 중심으로 설비를 확충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박애란 KB증권 연구원은 “대상의 3분기 소재부문 영업이익은 가동률 상승에 따라 라이신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된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1960년대부터 조미료 시장의 맞수였던 CJ제일제당과 대상은 ‘소재 부문 포트폴리오의 다각화’에 나서면서 중국의 정책과 맞물려 라이신 시장에서 또 한 번 격돌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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