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이저러스, 영국서도 위기…구조조정에 26곳 폐점

미국에서처럼 온라인 시장 확대 못이겨

▲영국 토이저러스가 온라인 시장 확대로 인한 위기에 26개 매장 폐쇄 등 구조조정을 실시한다. AP/뉴시스

장난감 소매업체 토이저러스가 영국에서도 구조조정을 실시하며 26개 지점을 닫는다. 미국 토이저러스처럼 전자상거래의 벽을 넘지 못해서라고 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영국 토이저러스는 올해 크리스마스와 연말 시즌이 지나면 내년 봄부터 84개 지점 중 26개 매장을 폐쇄한다. 영국 매장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26개 매장의 규모를 추가로 줄이고 12개 매장의 임대료를 절감할 방침이다. 3200명의 직원 중 약 800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예상된다.

토이저러스 영국 법인의 스티브 나이츠 전무이사는 “현재 소매업 환경에서 1980~1990년대에 문을 연 창고형 대형 매장을 유지하기에는 너무 크고 비용이 많이 든다”면서 “강력하고 결정적인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이저러스는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오는 21일에는 채권자에게 자발적협약(CVA)을 승인요청할 계획이다. CVA는 일종의 지급불능 절차로 손실 매장을 폐쇄하는 과정에서 이뤄진다. 나이츠 이사는 “진화하는 소비자의 요구를 만족하기 위해 우리 사업을 변화할 필요가 있다”며 “CVA 결정 과정은 힘들었지만 사업에 필수적인 변화를 위해 가장 좋은 선택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새로운 소규모 양방향 매장이 적절한 입지에 있으며 웹사이트도 클릭 수 및 판매에서 상당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토이저러스의 재정 상황은 좋지 않다. 지난 8년 중 7년이 적자였다. 지난해에는 4억1800만 파운드(약 6122억 원) 매출에 50만 파운드 적자를 나타냈다. 토이저러스 위기의 배경에는 온라인 시장 확대가 있다. 소비자들이 토이저러스 매장을 방문하는 대신 온라인 쇼핑을 택하면서 경영이 악화했다. 미국 토이저러스가 파산 보호 신청에 이른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9월 토이저러스는 경영난과 50억 달러(약 5조4360억 원) 규모의 부채를 이기지 못하고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에서 파산 보호 신청을 했다.

영국 토이저러스는 연금에서도 적자를 보고 있다. 회계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금 적자는 1840만 파운드로 전년의 1025만 파운드보다 늘었다. 토이저러스 영국 법인은 그룹 재조정 과정에서 발생한 5억8450만 파운드의 부채도 갖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신용보험 문제로 공급업체들이 영국 토이저러스에 대한 납품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