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명장을 찾아서] “쇼퍼테인먼트, 그래도 핵심은 쇼핑"

입력 2017-12-05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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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오쇼핑 ‘슈퍼마켓’ 프로그램 담당 김진경 PD

▲김진경 CJ오쇼핑 PD가 부조정실에서 모니터를 확인하고 있다. 김 PD는 “쇼퍼테인먼트 방송으로 차별화를 위해 홈쇼핑과 슈퍼주니어가 함께한다면 윈윈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섭외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 CJ오쇼핑
▲김진경 CJ오쇼핑 PD가 부조정실에서 모니터를 확인하고 있다. 김 PD는 “쇼퍼테인먼트 방송으로 차별화를 위해 홈쇼핑과 슈퍼주니어가 함께한다면 윈윈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섭외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 CJ오쇼핑

“그쪽은 엉망진창이네요.” “거짓말하면 안 된대.”

패딩을 입은 슈퍼주니어 멤버들이 주문 건수를 놓고 성대모사 대결을 한다. 쇼호스트는 주문이 좀 빠지고 있다며 탈락을 외친다. 지나친 과장 멘트엔 서로가 자체 검열을 한다. 즉석에서 패딩을 입고 현장을 활용해 뮤직비디오 상황을 구현하고 수능을 앞둔 수험생에게는 메시지도 보낸다.

지난달 20일 늦은 저녁 시간대에 방송된 CJ오쇼핑의 특집 프로그램 ‘슈퍼마켓’은 평소의 6배가량 높은 시청률과 동시 접속 4800여 콜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쏟아냈다. 이날 판매된 롱 다운 점퍼 역시 주문 수량 1만9000여 세트를 기록하며 매진을 달성했다. 순간 시청률은 약 2%로 종편 채널 인기 프로그램을 위협할 정도였다. 실시간 댓글에는 예능인지 홈쇼핑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다는 글들이 줄을 이으면서 높은 관심을 이끌어냈다.

이날의 화제는 단연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의 출연과 진행이었다. 과거 UV, 루시드폴 등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이어왔던 CJ오쇼핑이지만 아이돌까지 홈쇼핑에 진입하면서 이젠 출연의 벽을 완전히 무너뜨렸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쇼퍼테인먼트 방송으로 차별화된 방송을 선보여왔던 CJ오쇼핑과 슈퍼주니어가 함께한다면 윈윈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 빠르게 섭외를 진행했습니다.”

‘슈퍼마켓’ 프로그램을 담당했던 김진경 PD가 슈퍼주니어 섭외와 방송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슈퍼주니어는 8집 앨범 20만 장 돌파 공약으로 홈쇼핑 출연을 내걸었다. 마침 2015년 루시드폴과 ‘귤이 빛나는 밤에’를 진행했던 이민웅 쇼호스트가 SNS상에서 해당 공약에 대해 반응하면서 섭외가 시작돼 성사됐다.

쇼퍼테인먼트란 쇼핑과 엔터테인먼트의 합성어로, 단순히 고객에게 상품 정보만을 제공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재미와 볼거리에 ‘놀거리’까지 제공하는 유통가의 새로운 흐름이다. CJ오쇼핑의 이번 도전으로 쇼퍼테인먼트라는 말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김 PD는 출연한 멤버들을 크게 칭찬했다. 이특에 대해 “쇼호스트를 해 본 적이 있는 사람처럼 상품과 브랜드 설명, 주문 방법에 대한 정리까지 완벽하게 해줬다”고 말했고, 희철에 대해선 “고객의 궁금점을 위트 있게 설명해주며 소통을 너무 잘해줬다”고 말했다. 신동과 은혁 역시 쇼호스트부터 모델, 상담원 역할까지 모두 잘 소화해 재미와 판매 결과 모두 좋았다고 덧붙였다.

김 PD는 “생방송 중에 고객들에게 보여줬던 뮤직비디오 재연은 슈퍼주니어 멤버들이 직접 제안한 매진 공약이었다”며 “슈퍼주니어가 직접 제안한 무대인 만큼 꼭 매진시켜야겠다는 다짐으로 방송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김 PD가 슈퍼마켓 방송을 준비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콘셉트는 ‘홈쇼핑’이었다. 홈쇼핑의 틀을 깼다는 외부 평가와 달리 정작 김 PD 본인은 홈쇼핑 자체가 본연의 콘셉트라고 여겼던 것이다. 그는 “예능으로만 방송을 준비하면 기존 공중파 방송과 차별화할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홈쇼핑이라는 방송 포맷을 유지하면서 자막이나 세트, 사전 녹화 등을 더 준비했다”고 답했다.

물론 새로운 시도였기에 긴장감도 컸다. 그는 “동시 접속 콜수가 4800여 콜에 달할 때에는 현장에서도 흥분을 감추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지만 고객이 필요로 하는 필수 정보를 누락시키거나 문의를 놓치지 않기 위해 더 애썼다”며 “방송의 재미와 함께 정확한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시도가 성공하기까지는 많은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 이번 방송을 앞두고 개설된 SNS 인스타그램은 개설 일주일도 안 돼 1만3000여 명의 팔로워를 기록했다. 김 PD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방송 준비과정부터 상품 정보 등을 고객들과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소통했다”며 “TV 홈쇼핑 채널을 잘 찾지 않던 젊은 고객들이 폭발적으로 앱을 다운받고 시청해 소비자 저변 확대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앞으로도 다양한 기획사, 유명인과의 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는 그는 고객들과 문화를 공유하는 차별화한 미디어 채널로서 CJ오쇼핑의 역할을 바라고 있다.

홈쇼핑 발전의 중심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이 자랑스럽다는 김 PD는 “CJ오쇼핑의 크리에이티브 정신과 차별화한 역량을 통해 플랫폼 차별화는 물론, 젊은 고객들의 선택을 받는 채널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해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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