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수집 게임 '크립토키티즈', 이더리움 킬러앱으로 등장

입력 2017-12-05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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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립토키티즈 홈페이지 캡처화면.
▲크립토키티즈 홈페이지 캡처화면.

블록체인 플랫폼인 이더리움에 고양이를 교배해 특별한 품종을 만들어내는 게임 '크립토키티즈(CryptoKitties·암호화고양이들)'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복제 불가능한 디지털 캐릭터라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고, 유전자 원리까지 적용해 전세계에 하나뿐인 디지털 고양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업계에선 이를 시작으로 블록체인 서비스가 생겨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마고치' 업그레이드판 = 1997년 일본과 우리나라에 주머니에 넣고 다닐정도로 작은 기기에서 애완동물을 키우는 '다마고치'라는 장난감이 유행했다.

지난달 27일 출시된 크립토키티즈가 다마고치와 다른점은 사육장소가 인터넷이라는 점과 수억가지 유전자 조합이 가능해 똑같은 고양이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게임에서 고양이를 사고 팔때 쓰는 거래수단은 이더리움의 전송수단인 이더(Ether)다. 아직 서비스 초기이고, 이더리움 플랫폼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거래 화폐로 이더를 쓰는 것일 뿐, 개발사는 향후 신용카드로 고양이를 사고 팔 수 있도록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게임을 하기 위해선 우선 이더가 필요하다. 보유한 이더를 웹브라우저 지갑(메타마스크)에 보관하면 편리하게 결제가 가능해진다.

참여자들은 자신이 가진 고양이들을 교배해 새로운 고양이를 만들어내고 육성해 다른 사람에게 팔 수 있다.

가장 비싸게 올려져 있는 고양이 가격은 28만9462이더(1560억 원·5일 오전 기준)이다. 다만 이 가격은 판매자 희망 가격일 뿐 실제 거래된 것은 아니다.

가장 싼 고양이는 약 0.0699이더(3만8000원)이다.

커뮤니티에선 육성, 교배, 거래 등 단순한 원리의 게임이 인기를 끄는 것에 대해 낯선 것에 대한 호기심으로 보고 있다. 블록체인을 이용한 게임에 느낀 참신함과 아기자기한 캐릭터가 인기 이유로 꼽히고 있다.

▲이더리움 일일 전송량 증가 추세. 이더스캔 캡처화면.
▲이더리움 일일 전송량 증가 추세. 이더스캔 캡처화면.

◇고양이들 이더리움 네트워크 장악하다 = 크립토키티즈의 등장으로 이더리움 네트워크 일일 전송량(트랜잭션)은 는 사상 최대인 70만1834건을 기록했다.

전송량은 가상화폐가 네트워크에서 얼마나 많이 사용됐는지 판단하는 근거가 된다. 가상화폐 거래소에서의 일일 거래량과는 다르다. 거래소의 거래액이 늘어나도 실제 네트워크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전송량을 두고 실용적 가치 여부를 판단한다. 네트워크가 얼마나 활발하게 작동하는 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비트코인의 일일 전송량 최고치는 41만2725건이다.

이더리움은 6월 12일 26만2941건으로 당시 26만8951건을 기록한 비트코인 전송량을 사상처음으로 넘어선 이후 꾸준히 늘어났다. 현재는 비트코인 2배에 육박하는 전송량을 처리하고 있다.

크립토키티즈가 전체 전송량 중 차지하는 비율은 10.35%로 기존 1위였던 이더델타(6.84%)를 압도한다. 이더델타는 해킹위험을 줄인 분산화 가상화폐 거래소로 종전까지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가장 많이 쓰는 서비스였다.

다만 아직 이더리움의 네트워크 처리능력에 비해서 늘어난 전송량 과부하는 문제로 지목되고 있다.

이더리움은 평소 1000건 이내의 대기 전송(펜딩 트랜잭션)이 발생했지만, 크립토키티즈 등장이후 약 1만5000건으로 대폭 상승했다. 비트코인은 약 5만 건이 상시적으로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더리움 재단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채굴방식 변경과 신기술 도입을 연구 중이다.

▲슬록잇(slockit) 홈페이지 캡처화면.
▲슬록잇(slockit) 홈페이지 캡처화면.

◇블록체인 응용 서비스 신호탄으로 = 크립토키티즈는 아직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는 서비스가 아니다.

그러나 블록체인 플랫폼(이더리움)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서비스가 대중적으로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첫 게임이라는 점에서 관련 업계와 커뮤니티가 관심을 갖고 있다.

지금까지 이더리움 플랫폼을 이용한 서비스들은 조작불가능한 포커, 카지노 등 사행성 도박류와 가상화폐 거래소 등 위주였다.

반면 크립토키티즈는 '세상에서 하나뿐인 디지털 고양이 소장'이라는 단순한 콘셉트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들이 꾸준히 개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컨대 공유 경제기반 서비스인 '슬록잇(slockit)은 사물함과 자전거, 전자렌지 등을 간편하게 대여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개발 중이다. 세계적 보험사 악사(AXA)는 이더리움 플랫폼을 이용해 자동으로 지급되는 항공지연 보험을 출시하기도 했다. 도요타 연구소도 차량공유 서비스와 관련한 기술을 연구 중이다.

한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크립토키티즈 제작사가 성공하면 다른 스타트업들도 블록체인 기반의 애플리케이션이나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속속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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