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위기의 삼성중 유증 참여할까

입력 2017-12-07 09:36 수정 2017-12-07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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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의 대규모 손실 예상과 이에 따른 1조5000억원의 유상증자는 그 규모와 성격상 박대영 사장 혼자 결정하지 않았을 것이란 관측이 더 우세하다. 유증의 대상이 삼성전자 등 계열사이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든 이재용 부회장과 조율이 있었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7일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이사회 의결도 거쳐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에도 1조원 증자를 추진했다. 당시 주주인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전기, 삼성SDI, 제일기획, 삼성물산 등 주요 계열사들이 앞다퉈 증자에 참여했다. 계열사들의 십시일반에 힘입어 자금조달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번에는 상황이 좀 다르다. 계열사 지원은 그룹차원의 의사결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만큼 미래전략실이 해체된 현재는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대주주인 삼성전자 등 전자계열사를 총괄하는 사업지원TF 정현호 사장을 비롯해 이재용 부회장 등과 사전에 조율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상선의 경우 산업은행의 유상증자 참여 전에 모든 악재를 터는 ‘빅베스’를 단행했다. 이로인해 주가는 빠질 수 있지만 구조조정이후 회사가 정상화돼 주가가 상승하면 유증에 참여한 지분에선 손쉽게 평가 이익이 발생한다. 다만 이런 경우는 사모펀드처럼 인수 후 매각을 전제로 할 때 적용될 수 있는 전략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모펀드의 경우 유증 참여에 앞서 기존주주의 빅베스를 원하기도 한다"며 "하지만 삼성중공업이 매각을 염두에 두고 제3자 인수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빅베스를 단행하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삼성 안팎에서는 유상증자와 경영진 개편을 계기로 계열사 사업 재편 및 구조조정 작업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재용 부회장 측근인 정현호 사장이 전자 계열사들의 전략 및 인사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데, 사업 정상화가 시급한 삼성의 중공업 계열사들의 대주주가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전기 등 전자 계열사다.

신용평가사의 한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을 등급 조정 ‘워치 리스트’에 올려놓은 상황"이라며 "삼성중공업의 리스크가 그룹으로 전이될수 있는지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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