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올해 1조 손실 예상…제2의 쌍용차 사태 우려

입력 2017-12-0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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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실 최대 예상, 조사 위주 접근은 신중해야 지적도

제너럴모터스(GM)의 한국시장 전략은 생산기지보다는 수출시장과 디자인 등 일부 라이센스 보유로 변화하는 것이 명확해지고 있다.

이러한 과정은 회계 수치로도 알 수 있다. 한국지엠의 매출원가율(매출원가/매출액)은 2013년 86.7%를 기록했다. 이 회사의 손실이 1조 원에 달한 2015년에는 해당 수치가 96.5%로 뛰었다. 한국지엠은 올해도 1조원 내외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KDB산업은행은 예상하고 있다.

매출원가율은 전체 매출액에서 부품 구입 등의 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이 수치가 높으면 기업의 이익은 줄어든다. 한국지엠의 생산과 수출은 감소하고 부품 및 완성차 수입은 늘면서 매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한국지엠의 특별감리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GM의 한국시장 전략 변화와 연관이 깊다. 매출원가의 과대계상은 역분식회계(이익 규모를 작게하는 행위) 때 자주 쓰이는 방식이다. 역분식회계는 인건비 상승을 막거나 고의적 회생절차 신청시 사용된다.

한국지엠이 2014년부터 대규모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부실회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금융위는 국회 정무위원회의 요청을 수용해 한국지엠의 감리를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지상욱 바른정당 의원실 관계자는 “한국지엠이 산은이 요구한 회계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만큼 이전가격 등을 확인하기 위해 강제성 있는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지엠의 자산 처분이나 지분 재구성을 대비해 회계장부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이 회사가 국내 공장 중 한 곳을 폐쇄하면 군산공장이 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GM이 아시아시장 전략을 재편하면서 한국지엠 지분을 상하이GM에 넘길 가능성도 대두된다. 이 경우 자연스레 GM은 한국지엠 구조조정 칼자루를 상하이차에 넘길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이 진행될 때 2대 주주인 산은이 지금과 같이 한국지엠 회계에 깜깜이면 주주권이 피해를 볼 수 있다. 한국지엠 근로자에게 미치는 파장 역시 정부가 고려해야 하는 사항이다. 이 때문에 현재는 금융위 주도로 한국지엠 문제를 대응하고 있지만, 내년에는 범정부 차원의 논의가 이뤄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밖에는 한국지엠의 회계 오류가 밝혀지면 딜로이트안진은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을 수 있다. 딜로이트안진은 2004년부터 한국지엠의 감사를 맡고 있다. 금융당국의 감리에서 회계법인의 잘못이 드러나면 해당 기관은 영업정지 조처를 받을 수 있다.

반면 정부가 금융감독원이나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과 같은 조사기관 위주로 한국지엠 사태에 접근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자동차 산업은 장기적으로 규모가 작아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금감원의 ‘2017년 중소기업 신용위험평가’ 사례를 보면 구조조정 대상 중 자동차부품업체는 16곳으로 전년의 5곳에 비해 11곳 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한국지엠에 조사권을 행사하는 것은 산업 위축을 불러올 수 있다.

산은 관계자는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제일 우선하는 사안은 한국지엠의 경영정상화”라며“대주주도 정상화를 방향으로 잡고 있어 법적 조치를 따로 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감리 성과가 없을 경우 제2의 쌍용자동차 사태도 우려된다. 금감원은 2011~2012년 쌍용차 감리를 진행했다. 이 회사의 대주주였던 중국 상하이차가 2008~2009년 쌍용차 회생절차를 신청할 때 자산의 손상차손을 과도하게 계상했다는 의혹을 들여다보기 위해서였다. 당시 금감원은 ‘위반사항이 없다’고 결론냈다. 이후 금감원은 정치권의 부실감리 지적, 법정 소송에 휘말렸다. 감리 결과는 해고 노동자가 복직되지 못하는 근거로도 활용됐다. 감리 파장이 결코 간단치 만은 않을 것이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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