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가상화폐 시장…비트코인, 한때 1만9000달러 찍고 ‘풀썩’·가상 도난사고까지 발생

입력 2017-12-0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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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OE·CME 선물거래 앞두고 롤러코스터 장세...도박판 양상에 해킹 도덕적해이 문제까지 부상

비트코인 가격이 단기간에 롤러코스터를 타며 투기판을 방불케하고 있다. 가상화폐 시장의 자금이 온통 비트코인에 쏠리며 혼돈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7일(현지시간) 한때 1만9000달러(약 2079만 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가격은 1만5000달러로 급락했다. 몇 시간 새 등락폭이 4000달러에 이른 것이다. 한국시간으로 8일 오전 7시50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1만6960.38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움직임은 세계적인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소도 휘청할 정도였다. 홍콩에 있는 비트파이넥스는 이날 한때 특정 세력이 서버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비트파이넥스는 “최근 우리 서버를 향한 공격이 심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인베이스 역시 전례없는 트래픽으로 인해 일부에선 접속이 안 되거나 서비스가 중단되기도 했다. 블록체인닷컴의 피터 스미스 최고경영자(CEO)는 “기록적인 트래픽 증가를 경험했다”며 고객들에게 거래 자제를 호소하기도 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뛰자 가상 도난사고도 일어났다. 비트코인 채굴 마켓플레이스 ‘나이스해시’는 6일 해커들의 공격을 받았다. 나이스해시는 페이스북을 통해 해커들이 가상지갑에서 비트코인을 훔쳐갔다고 밝혔다. 도난당한 비트코인 규모는 약 4700비트코인, 약 7000만 달러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오는 10일부터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비트코인 선물 거래가 시작되는데, 이를 앞두고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개인투자자의 심리적 동요가 거세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가상화폐 시장의 자금이 비트코인에 집중되면서 다른 가상화폐 투자자들까지 피해를 입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롤러코스터 장세에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ICPA의 윌터 짐머만 애널리스트는 “대중이 가상화폐 세계를 제도권 시장과 같다고 여기고 있다”며 “그렇지 않다면 가상화폐 시장은 이렇게까지 성장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비정상이 극에 달한 것이자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진단했다. 포스크오크연구소의 팀 스완슨 소장은 “현재 우리는 투기 현상을 생생히 목격하고 있다”며 “지금 이 순간을 스냅 사진으로 찍어 기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트코인 결제업체인 비트페이의 스티븐 페어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 가격이 거품이라는 데 90%쯤은 확신한다”고 말했다.

CBOE는 10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는 18일 각각 비트코인 선물거래를 시작한다. 시장에서는 이후 비트코인 가격 추이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비트코인이 제도권에 편입되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오히려 과열 양상에 불이 붙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멕스의 아더 헤이즈 설립자는 “내년 말 비트코인 가격은 5만 달러까지 뛸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시에 그는 “가능한 한 신중하게 자산을 투자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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