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시간 단축 총대 멘 신세계… 난감한 재계

입력 2017-12-08 11:34 수정 2017-12-08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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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이 국내 대기업 사상 처음으로 주 35시간 근무제를 전격 발표하면서, 다른 기업들이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한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근로시간의 단계적 단축을 두고 정치ㆍ노동계와 줄다리기를 하는 상황에서 “왜 정용진 부회장이 총대를 맸냐. 혼자만 잘 보이겠다는 것이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8일 신세계그룹의 파격적인 근로시간 단축 소식을 접한 국내 주요 기업 관계자들은 대책 마련을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 대기업 한 관계자는 “35시간으로 줄인다는 소식을 듣고 놀랐다”며 “향후 우리 방향에 대해 내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은 내년 1월부터 근로시간을 단축해 주 35시간 근무제로 전환한다고 이날 밝혔다.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5시에 퇴근하는 것이 골자다. 업무 특성에 따라 오전 8시 출근 후 오후 4시 퇴근, 오전 10시 출근 후 오후 6시 퇴근 등으로 유연하게 적용한다. 점포는 근무스케줄을 조정해서 전 직원의 근로시간이 1시간씩 단축된다.

특히 근로시간 단축에도 임금의 하락이 없다. 기존 임금을 그대로 유지함은 물론이고 이에 더해 매년 정기적으로 시행되는 임금인상 역시 추가로 진행한다.

근로시간 단축을 두고 재계와 노동계는 극한 대립을 하고 있다. 노동계는 즉시 시행을 주장하는 반면 재계는 인건비 상승 등의 이유를 들어 점진전 시행을 요구했다. 재계는 현재 68시간인 근로시간이 문 대통령의 공약대로 52시간으로 줄게 되면 일자리는 안 늘고 고용 여력만 줄어들 것이라며 반대해 왔다. 근로시간의 단계적 단축을 위해 재계를 대표하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수 차례 국회를 찾아 의견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신세계가 정부 안보다 더 단축된 근로시간 제도를 발표하자 재계는 할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일단 대한상의와 경총 등 주요 경제단체는 개별기업이 시행한 근로시간단축에 대해서는 특별히 할 말이 없다는 입장이다.

재계 관계자는 “각 기업들이 업종 상황에 맞게 근로시간 단축을 논의해 온 것으로 안다”며 “근로시간 단축이 현실화되는 만큼 부작용 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재계가 한 목소리를 내도 모자란 판에 정용진 부회장이 총대를 메니 당황스럽다”고 토로했다.

특히 중소기업은 근로시간 단축이 더 치명적이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근로시간이 단축될 경우 우리나라 기업 전체가 12조 원이 넘는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그중 약 8조6000억 원이 300명 미만 사업장이고 약 3조3000억 원은 30명 미만의 영세 소규모 사업장이다.

중기업종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은 납기라는 문제가 있다. 근로시간을 단축하면 휴일에 근무해야 하고 야간근무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며 "청년 채용도 지금보다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토로했다.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도 힘들지만 중소기업은 최저임금이 인상되고 근로 시간이 단축되면 추가임금 부담이 커져 경영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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