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소매업체가 살아남는 비법…“매장으로 돌아가라”

입력 2017-12-08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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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렐루 서점, 입장료 4달러…매장은 물건 파는 곳 이상이어야

▲포르투갈 포르투에 있는 렐루 서점. 사진 = 네이버 블로그 '원데이투어'
▲포르투갈 포르투에 있는 렐루 서점. 사진 = 네이버 블로그 '원데이투어'

전통적인 소매업체들이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위세에 오프라인 매장을 철수하고 있다. 그러나 ‘고객 체험의 경제학’을 쓴 조지프 파인 경제학자는 소매업체들이 살아남으려면 오히려 매장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7일(현지시간)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에서 설명했다.

미 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 소매 시장에서 전자상거래 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미만으로 추산됐으나 그 증가세는 뚜렷하다. 온라인 소매업체가 전체 소매업 시장을 지배하는 비율은 2025년 20%, 2030년 30%, 2035년 50%가 될 전망이다. 오프라인 매장이 줄줄이 철수하는 현상이 이를 뒷받침한다. 작년 말 미국의 대표 백화점인 메이시스는 매장 68개를 없애겠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장난감 유통업체인 토이저러스는 아마존의 기세에 눌려 지난 9월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사람들이 전자상거래를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서다. 시간이 곧 돈인 시대에 전자상거래로 눈이 돌아가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러나 파인 교수는 오프라인 업체들에는 시간을 절약하는 게 아니라 시간을 잘 쓰도록 해주는 이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즉 무작정 매장을 없애고 온라인을 돌리는 게 답이 아니라 있는 매장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이용해 수익으로 연결할지 고민해야 한다는 의미다.

파인 교수는 그의 책 ‘고객 체험의 경제학’에서 역설했듯 매장이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는 곳 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객들이 방문할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포르투갈 포르투에 있는 렐루 서점은 입장료 4유로(약 5100원)를 받는다. 책을 사야만 입장료를 돌려받을 수 있다. 그런데도 서점은 전 세계에서 온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10대 서점 중 하나로 알려진 렐루 서점은 1869년 세워져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해리포터’를 쓴 영국 작가 조앤 롤링은 이 서점에 영감을 받아 해리포터에 등장하는 ‘호그와트의 움직이는 계단’을 생각해냈다. 책방이지만 단순히 책을 파는 곳 이상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기꺼이 4유로를 낸다.

경험을 선사하는 매장은 소매업체들이 시도하는 새로운 형식이 되고 있다. 글로벌 프리미엄 식품 소매업체 이탈리(Eataly)도 그 중 하나다. 이탈리아 밀라노에 본점을 둔 이탈리는 이탈리아 내에 13개, 미국에 5개, 그 외 나라에 5개 점포를 갖고 있다. 매장에는 식료품뿐만 아니라 레스토랑, 카페, 쿠킹클래스 등을 운영하는 공간이다. 고객들은 몇 시간씩 매장에서 시간을 보내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인증사진을 올린다.

카페를 운영하는 것은 소매업체들이 체험형 매장을 만들 때 가장 흔하게 택하는 방식이다. 고급 가구점 레스토레이션하드웨어는 시카고에 있는 7만 제곱피트 (약 1967평) 규모의 매장에 카페를 마련했다. 에스프레소바, 안뜰에 있는 카페, 와인 룸까지 마련된 매장에서 고객들은 오랜 시간 머물다 간다.

온라인 소매업체 중에서 경험의 중요성 인식한 업체들은 거꾸로 오프라인 매장을 내고 있다. 온라인 안경 판매 업체 와비파커가 대표적인 예다. 2010년 와튼 스쿨 동창생 네 명이 창업한 안경 유통업체인 와비파커는 온라인 직접판매로 급성장했다. 2013년 와비파커는 50곳의 오프라인 매장을 열어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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