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72 골프앤리조트 김영재 사장에게 ‘회계업무를 임직원이 아닌 외부 전문가에게 맡긴 이유’가 뭐냐고 묻자 그가 한 답이다. 자기 집의 곳간 열쇠를 식구가 아닌 다른 이에게 맡긴 셈이다.
“자금을 깔끔하게 운영하고 싶었다”면서 “경영성과와는 별개로, 장사 안 되는 것 제외하고는, 투명성 확보를 위해서 그랬다. 그래야 돈이 이상한 곳으로 안 빠진다. (돈이) 불법적 사외 유출이 안 된다”고 못 박았다. 투자자, 주주, 거래관련업체가 안심하고 투자, 거래할 수 있게 회사를 만든 거다. 회사 돈을 주주나 경영진이 맘대로 주무를 수 없게 되는 이 제도를 처음 시작했을 때도 그들의 반대 목소리는 없었으며, 회계법인을 다수 추천 받아서 선정할 때까지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회계업무를 외부회계법인에게 맡긴 것은 ‘(의심의 여지없이)자금을 깔끔하게’ 운영하겠다는 다짐이면서 윤리적으로 경영하겠다는 의지다. 회계를 외부에 위탁해서 하는 것 때문에 “경영진이 불편하면 불편하지 오히려 주주들은 깔끔하다”고 김 사장은 밝히면서“직원들이 회계를 다 모르니까, 이런 전문적인 부분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 신속하게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윤리경영에 대한 의지가 얼마나 확고한지 또한 그로 인한 이점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스카이72의 경영이념 세 가지 중 하나가 윤리경영이다.
윤리경영에 대한 개념적 정의는 현재 특정하게 정의되어 있지 않다. 다양한 견해와 관점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책임 측면에서 보면 윤리경영은 법적 책임에 대한 준수뿐만 아니라 사회가 요구하는 윤리적 기대를 기업의 의사결정 및 행동에 반영하는 경영이다. 기업이 법적인 책임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구성원으로서 지켜야 할 사회통념을 자발적으로 따르는 경우라 할 수 있다.
글로벌 관점에서 보면 윤리경영이 시작 된 것은 1943년 의약품을 생산하는 미국의 세계적 다국적 기업 존슨앤존슨의 설립자 로버트 존슨이 ‘우리의 신조(Our Credo)’를 명문화 하면서다. 여기에는 그들의 기본적 사명을 명시하고, 고객에서 시작되고 주주로 끝나는 우선순위와 공정한 이익을 강조하는 핵심이념이 담겨있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 외환위기 이후 국내기업의 지배구조와 회계 투명성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되면서 윤리경영의 필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국내 기업들의 분식회계, 뇌물수수, 정경유착 등 비윤리적 행위로 인해 주주, 투자자, 임직원은 물론 협력업체와 고객들까지 피해를 보게 되자 기업의 재무적 투명성에 대한 요구와 수준이 높아지게 되었다.
정부는 2002년 부패방지위원회를 설치하고, 2003년부터 공기업과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윤리경영실태를 조사하는 등 윤리경영의 제도적 토대를 세웠다. 국내기업들은 IMF외환위기 이후 기업구조조정, 해외투자유치 과정에서 윤리경영이 사업경쟁력 확보 및 생존과 직결된다는 점을 인식하게 됐다. 전경련을 중심으로 다양한 윤리경영 프로그램을 도입하였다. 이에 더하여 노동계는 윤리경영 실천에 동참하고,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기업의 윤리적 경영에 대해 사회적 관심을 조성했다.
2013년 5월부터 자기 회사 소속 직원2명과 함께 스카이72의 회계업무를 도맡아 처리하고 있는 그는 “모든 자금관리는 내가 한다. 자금집행은 내 사인이 없으면 안 된다”고 하며 이렇게 회계를 운영하면 기업에 좋은 게 뭐냐는 질문에 대해 “자금의 투명성이 확보돼 자금을 빌려 준 대주가 안심하게 된다” 한다. 이 제도에 관해서 “특히 김 사장님이 신경을 많이 써 주시며, 회계팀을 굉장히 존중해 주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카이72를 “전문성이 확보된 회계 자료를 제공해 준다는 면에서뿐 아니라 믿고 거래할 수 있기에 금융기관에서도 좋아한다”며 “굉장히 소비자 친화적인 기업문화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개장 전부터 이렇게 외부회계기관에 자신들의 회계업무를 위탁해 온 스카이72는 금융기관이나 국세청으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을까?
김 회계사는 “금융권을 상대할 때 좋은 평가를 받는다”며 “얼마 전에 세무서 직원과 업무 미팅을 했는데 회계업무를 외주한다고 하니까 상당히 좋은 평가를 하더라”고 외부의 시선을 들려준다. 이렇듯 ‘곳간 열쇠’를 다른 이에게 맡김으로써 ‘스카이72GR는 투명하고 깨끗하다’는 외부의 긍정적 평가를 만들었다. 가장 중요한 돈의 흐름의 투명성을 확보함으로써 대외적으로 높은 신뢰를 쌓게 됐다. 업무 처리 속도는 빨라지고, 반면에 불필요한 비용은 감소시키며, 회사의 긍정적 평판을 높이는 선 순환 효과를 얻게 된 거이다. 스카이72에서는 매출이 줄어드는 경우 등의 고민 말고는 적어도 “돈이 문제다”라는 말은 생기지 않는다.
윤리경영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누구에게 실천할 것인가의 문제 즉, 윤리경영 실천대상자를 확정해야 한다. 스카이72는 윤리경영을 성공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그 대상 즉 ‘누구’에 해당하는 이해관계자를 6가지 범주로 분류한다. 그리고 이에 맞는 가치를 추구하며 활동을 하고 있다. 고객, 주주 및 투자자, 임직원, 경쟁업체, 협력회사, 국가와 사회가 그들의 이해관계자다. 스카이72에게 고객은 ‘충성할 대상’이며, 최대의 자산이고, 존재의 목적이다. 주주 및 투자자에게는 투명한 경영활동을 해서 이익을 창출시키며, 임직원은 회사의 가장 소중한 자원으로 여긴다.
경쟁업체와는 공정한 경쟁을 통해 건강한 발전을 도모하며, 파트너사-이들은 협력회사를 이렇게 부른다-에게는 상생과 동반성장 발전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윤리경영이 기업생존의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현실이다. 윤리경영 선포식이나 규정 제정은 어느 기업이나 할 수 있다. 그런데도 규모의 크고 작음을 막론하고 심심치 않게 회사 최고경영진과 임직원의 횡령배임 등의 돈 관련 사건사고가 터지는 이유는 리더의 윤리의식이 박약하기 때문이다. 법 이전에 해야 할 도리를 기업이 하는 것이 기업윤리이고, 이를 행동으로 규정, 추진한 것이 윤리경영이다. 깨끗하고, 투명하게 경영을 하는 기업은 사회로부터 존경을 받고, 지속 가능한 존재가 된다. 그게 윤리의 힘이다. 그런점에서 스카이72GR은 힘이 세다. 윤리의 파워가 강하다는 얘기다. 이기동 박사/기업컨설팅 전문가, 골디락스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