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타나베 부인들, 비트코인 선물로 몰리나

입력 2017-12-13 09:05 수정 2017-12-13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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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개인 투자자들, 증거금 거래에 익숙…CBOE 이어 CME 선물거래 앞두고 시장 촉각 곤두세워

‘와타나베 부인’으로 통칭되는 일본 개인 외환증거금(FX) 투자자들이 최근 선물거래 시작으로 제도권에 편입한 가상화폐 비트코인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일정 금액을 증거금으로 걸어놓고 나서 레버리지 거래로 수익 극대화를 노리는 와타나베 부인들의 시장 유입에 비트코인 선물이 요동칠 수 있다고 12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은 전날 도쿄에서 열린 한 투자 세미나에서 와타나베 부인들이 비트코인 선물에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고 소개했다. 최근 외환시장은 교착 상태가 많이 일어나던 차에 와타나베 부인들에게 비트코인 선물이 신선한 투자대상으로 보이는 것이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회로 차단기, 선물 프리미엄 등 전문용어가 줄줄이 나오면서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세미나를 방불케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들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 10일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 선물거래를 시작한 시카고옵션거래소(CBOE)가 레버리지를 증거금의 2배로 제한하고 있다는 사실에 아쉬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일반적으로 레버리지 매매가 10배, 20배로 베팅 차원이 다르고 와타나베 부인들은 이런 환경에 익숙해 있기 때문. 심지어 이들은 한때 증거금의 100배까지 외환을 매매해 시장을 왜곡하는 주범으로 몰리기도 했다. 와타나베 부인 영향으로 전 세계 외환시장에서 일본의 비중은 30%에 이르고 있다.

이런 개인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선물에 관심을 보이자 시장 전문가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CBOE의 비트코인 선물거래 첫날 투자자들은 경계 태세 속에서 ‘간보기 매매’ 양상을 보였다. 비트코인 선물가격은 첫날 1만8000달러 선까지 치솟았지만 거래량은 극히 제한적이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CBOE에 이어 시카고상업거래소(CME)도 오는 18일 선물거래를 시작한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선물을 놓고 투자자들의 본게임이 이때부터 펼쳐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주식과 채권 외환 상품 등 어떤 영역에서도 단기적인 가격 변동을 선물이 주도했는데 비트코인도 예외는 아니라는 것이다. 시장이 정비되면서 레버리지도 서서히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면서 와타나베 부인 유입 등 시장을 교란할 수 있는 싹이 자라게 될 것이라고 신문은 내다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 비트코인의 놀라운 상승 배경에는 수백만 아시아 개인 투자자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10일 CBOE에서 비트코인 선물거래가 시작된 가운데 아시아 투자자들이 여전히 가상화폐 시장 거래량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상화폐 분석업체 크립토컴페어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일본과 한국 베트남은 전 세계 비트코인 거래활동의 약 80% 비중을 차지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1600% 뛰었다.

리트홀츠자산운용의 조쉬 브라운 최고경영자(CEO)는 “역사상 처음으로 은행들의 개입이 없는 버블이 일어나고 있다”며 “일반 대중이 월가의 ‘빅머니’를 누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장이 마니아들로 가득 찬 가운데 월가는 여전히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이외 다른 가상화폐도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비트코인에 이어 세계 2위 가상화폐인 이더리움은 이날 사상 처음으로 가격이 600달러 선을 돌파했다. 미국 가상화폐 정보업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이더리움 가격은 한때 637.62달러까지 치솟았다. 라이트코인도 이날 가격이 371달러까지 뛰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더리움과 라이트코인 모두 올 들어 상승폭이 5000%를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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