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이슈 따라잡기] ‘임팩트 투자’ 뜬다

입력 2017-12-13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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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임팩트투자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으나 우리나라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 반면에 해외에서는 혼합자본펀드와 우선손실자본을 기반으로 다양한 투자자들을 유치하는 등 혁신적 금융기법을 활용한 성장이 가속화되고 있다. 임팩트투자 시장의 발전을 위해 우리 정부도 인프라 구축, 법·제도 정비, 우선손실자본 공급 등 필요한 역할을 수행해야 하며, 이러한 노력은 시장왜곡 보정과 민간 주도 성장이라는 대원칙하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경제적인 수익과 사회적인 수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임팩트투자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증대하고 있다. 월드이코노믹포럼(World Economic Forum)은 임팩트투자를 “의도적으로 재무적 수익과 측정 가능한 사회적 영향(impact;이후 임팩트)을 동시에 추구하는 투자 방식”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2016년 글로벌 임팩트투자 규모는 221억 달러에 달하고 최근에는 선진국 대상의 임팩트투자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나 국내의 임팩트투자, 특히 민간투자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

반면 국내 임팩트투자 시장은 2015년 말 기준 약 540억 원 규모이며,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 자금을 제외한 민간 투자 규모는 180억 원 수준에 불과하다. 근래에는 임팩트투자 시장의 성장을 통한 사회적 임팩트의 극대화를 위해 민관협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그 연장선상에서 우선손실자본을 활용한 중층적 자본조달 구조의 도입이 중요한 방안으로 활용되고 있다. 임팩트투자 대상인 사회적 기업이나 프로젝트의 수익성이 재무적 투자자들을 유인할 만한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이른바 재무적-사회적 수익률 간극 현상이 존재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금융공학의 활용을 통해 다양한 투자자층의 투자 유치에 성공함으로써 기존의 일률적 기부금과 재정자금 의존도에서 탈피하여 시장 확장의 새로운 지평을 개척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정부 자금이나 기부금 성격의 자금을 우선손실자본으로 활용하여 투자자들의 니즈에 부합하는 보다 유리한 조건의 다양한 투자자산을 창출할 수 있다. 우선손실자본은 레버리지의 극대화, 지속적으로 투자자금이 유입될 수 있는 환경의 조성, 사회적 기업과 프로젝트들의 자금조달 비용 저감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해 준다.

일례로 독일의 임팩트투자 전문 자산운용사인 파이낸스 인 모션(Finance in Motion)은 정부 자금을 우선손실자본으로 활용하여 레버리지를 창출하는 계층화 부채펀드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총자산 규모 17억 유로에 달하는 임팩트펀드들을 운용하고 있는 파이낸스 인 모션의 펀드들은 3개의 계층으로 구성된 지분군과 일정 수익률을 보장하는 채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유럽연합 및 각국 정부가 투자한 최후순위 지분은 우선손실자본으로서 자본손실을 최우선적으로 감당하게 된다. 일반 투자자들 대상의 채권 수익률은 통상 유리보(Euribor·유로존 은행 간 금리)나 미국 달러(USD) 리보(LIBOR) 금리보다 높은 수준에서 결정된다.

정부는 임팩트투자 활성화를 위해 관련 인프라 구축과 법·제도 정비와 아울러 민간투자 촉진을 위한 우선손실자본 공급 등의 역할을 담당해야 하며, 이러한 노력은 시장 초기의 왜곡에 대한 보정과 민간 주도 성장이라는 대원칙의 테두리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한 조사에 따르면 임팩트투자자들이 기대하는 정부의 역할은 임팩트투자에 대한 신용 보강, 투자자에 대한 세액공제나 보조금의 지급, 사회적 기업에 대한 기술적 지원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팩트투자 시장이 새로운 단계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민간 주도의 시장 성장이 필수적이므로 정부의 역할은 장기적 안목에서 시장 왜곡의 보정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수준에 머물러야 한다. 정부는 사회적 임팩트에 대한 객관적 측정이 가능하도록 성과지표를 마련하고, 관련 세제 혜택을 정비하며, 촉매제로서 우선손실자본을 공급하는 등 시장의 태동기에 필요한 분야로 국한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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