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발언대] 평창, 올림픽 이후가 더 중요하다

입력 2017-12-13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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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탁! 떠나는 거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해 선정한 2017년 여행주간 홍보 문구다. 며칠 전만 해도 황홀한 단풍의 계절이었건만, 어느새 고즈넉한 눈꽃이 내려앉은 계절로 바뀌었다. 지리적 특성 탓에 유난히 겨울이 먼저 찾아오는 용평리조트는 눈의 계절을 맞아 분주하다. 특히 올겨울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위한 막바지 채비에 여념이 없다.

세 번의 도전 끝에 얻어낸 동계올림픽은 이제 개막까지 두 달도 남지 않았다. 3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정부와 국민들의 관심이 뜨겁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내년 2월부터 3월 초까지를 ‘평창 여행의 달’로 설정해 주변 지역 관광 활성화에 나선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일반 기업들도 올림픽 경기장 인근 연수원 등을 활용해 근로자에게 교통·숙박 편의를 제공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올림픽이 지니는 의미란 무엇일까? 올림픽은 국제적 스포츠 이벤트이자 세계적 문화 교류의 장이다. 문화란 자연환경, 삶의 풍습 등 미시적인 부분에서부터 경제 현황, IT 등 기술의 발전을 아우르는 거시적 생태까지 포함한다. 즉, 올림픽 무대에서 견주는 문화는 단순한 스포츠 경기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자랑할 만한 모든 것을 포함한다.

올림픽의 함의에 대해 고민하다 보면 결국 성공적 올림픽이란, 화려한 미사여구나 메달 수가 아닌 올림픽 이후 상황에 달려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이번 올림픽 때 우리가 대한민국의 문화를 전 세계에 제대로 알린다면, 증대되는 사회·경제적 부가가치는 향후 관광지표를 통해 가시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앞서 88서울올림픽을 통해 올림픽의 사회·경제적 효과를 확인한 바 있다. 서울올림픽에 대한 긍정적 평가 중 하나는 관광산업 진흥에 기여했다는 점이다. 한국관광연구원에 따르면 1986년부터 1989년까지 한국을 찾은 외국인 수는 연 평균 17.7% 성장률을 기록했다. 1990년과 1991년에는 전년 대비 각각 8.5%, 8.0%로 성장 폭은 줄었지만 여전히 증가세를 유지했다. 올림픽 개최로 급성장한 관광 수요가 올림픽 이후에도 이어졌다는 얘기다.

올림픽 특수를 보여주는 해외 사례들도 여럿이다. 일본의 ‘삿포로 눈축제’는 매년 200만 명의 방문객을 유치해 4000억 원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한다. 1950년 시작된 삿포로 눈축제가 세계적 축제로 승격한 시점은 올림픽이 열린 1972년 이후이다. 일본은 올림픽으로 얻은 삿포로의 명성을 키워나가며 지역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우리나라도 삿포로를 롤모델 삼아 평창올림픽 이후에도 강원도 지역에 내·외국인 방문객의 발걸음이 꾸준히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인프라 투자라면 이미 충분하다. 서울에서 출발해 평창, 대관령을 거쳐 강릉까지 이어지는 경강선 KTX가 12월 22일 개통된다. 청량리에서 강릉까지 이동 시간이 1시간 30분으로 대폭 축소된다. 최근 개통된 서울~양양 간 고속도로와 작년 말 개통된 제2영동고속도로 역시 강원도에 대한 접근성을 크게 개선했다.

물리적 인프라가 완비된 지금,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과 당사를 비롯한 강원도 내 민간 관광 산업체들이 합심해 특색 있는 관광 콘텐츠를 발굴하고 활성화시켜야 한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강원도 평창에 집중된 세계의 이목을 관심으로, 나아가 방문으로, 여행으로 스며들게 만들기 위한 노력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성공적인 올림픽 준비와 사전 붐 업을 위한 민·관의 협동이 올림픽 이후에도 계속되길 간절히 바란다. 올림픽의 성패 여부를 판가름할 성적표는 2018년 올림픽이 끝난 시점부터 다시 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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