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 1호기 조기 폐로, ‘법적 근거’ 없어 논란 불가피

입력 2017-12-13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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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 방침 없이 한수원에 공 넘긴 산업부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마련한 제8차 전력수급계획(2017년∼2031년)의 전체 발전용량에서 월성1호기를 제외키로 방침을 세우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정부에 따르면 산업부가 탈(脫)원전 정책으로 월성 1호기를 조기 폐쇄하기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갔지만, 법적 근거가 없어 진통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원전 건설 허가와 중단 조치는 국무총리 산하 원자력안전위원회를 통해야 한다. 더욱이 원자력안전법상 안전 문제나 허가 절차상 문제가 있어야 운영을 중단시킬 수 있다. 다른 방법은 운영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이 이사회에서 중단을 결정할 수 있다.

1982년 11월 발전을 시작한 월성 1호기는 국내 최초의 가압중수로형 원전이다. 당초 설계수명(30년)에 따라 2012년 11월 허가가 종료됐지만 원자력안전위원회가 2022년 11월까지 10년 연장운전을 승인했다. 그러나 일부 주민과 환경단체가 수명 연장 허가 무효처분확인소송을 냈고, 1심 재판부인 서울행정법원은 2월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그후 원안위와 한수원이 항소하면서 전력 생산이 재개됐다.

월성 1호기를 조기 폐쇄하려면 원안위가 2년 전 내린 연장운전 승인을 뒤집는 셈이어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한수원 역시 계속 운전을 위한 원자로 압력관 교체 등 설비 개선에 5600억 원을 이미 투입한 상황이어서 이사회가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실정이다.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는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한 ‘에너지전환(탈원전) 로드맵’에 담겨 있다.

법적 근거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 산업부는 에너지 공급자인 한수원이 국가 에너지 시책에 따라 중단 요청을 따를 의무가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수원 이사회는 조기 폐쇄가 불가피하지만 원안위의 승인이 필요하고,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이어서 정확한 폐쇄 시기를 확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월성 1호기 운영이 중단될 경우 이미 한수원이 지역에 지급한 상생협력금 환수 여부도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수원은 월성 1호기 계속운전과 관련, 지역 상생발전을 위해 131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고, 현재 1310억 원 중 825억 원을 집행한 상태다.

원자력 업계 관계자는 “월성 1호기는 노후원전이지만, 설비 개선을 통해 안전성을 확보했다”며 “법적 근거가 없다면 특별법을 제정해서라도 정부에서 운영 중단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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