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부위원장 “섀도보팅 4년 7개월 유예했다면 충분…결단 내릴 때”

입력 2017-12-14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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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14일 상장회사 주주총회 지원 TF 발족

(자료제공=금융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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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14일 “섀도보팅(그림자투표) 제도 폐지는 4년 7개월의 충분한 유예기간이 부여된 만큼, 이제는 우리나라 경제와 자본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장기적 안목에서 결단을 내릴 시점”이라고 밝혔다.

금융위는 이날 오후 2시 정부서울청사 15층 금융위 회의실에서 김용범 부위원장 주재로 ‘상장회사 주주총회 지원 TF 1차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을 비롯해 상장사협의회, 코스닥협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금융투자협회, 코스콤 등 상장사와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TF는 섀도보팅 폐지에 대응해 상장회사들의 주주총회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고 애로사항을 수렴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1991년 도입된 섀도보팅 제도는 26년간 운영돼 왔으나 올해 12월 31일부로 폐지될 방침이다.

김용범 부위원장은 "그간 섀도보팅은 상장회사의 주주총회를 무리없이 진행할 수 있도록 해 효율적인 기업경영을 지원해왔다"며 “그러나, 섀도보팅은 기업들의 주주와 주총에 대한 안일한 태도를 지속시키는 등 근본적 문제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섀도보팅은 도입 당시와 달리 현격하게 달라진 우리나라 경제규모나 자본시장 성숙도를 감안할 때 경영효율성이라는 명분으로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려운 제도”라고 못박았다. 이어 “제도 폐지에 따른 일부 기업의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주총 내실화를 통한 기업경영의 투명성과 건전성이 제고됨에 따른 사회적 편익 증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주주총회 지원 TF에서는 단순히 섀도우보팅 폐지를 대응하는 역할을 넘어 우리 기업들의 주총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고민할 계획이다. 모범 사례로는 미국 버크셔 헤서웨이의 사례를 들었다. ‘축제같은 주총’ 마련에 방향성을 두고 기업-주주 간 의사소통 창구를 확대한다는 게 핵심이다.

미국 오마하에 위치한 버크셔 해서웨이는 매년 5월 첫 번째 토요일 2박3일 일정으로 축제 같은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있다. 소액주주도 초대장을 소지할 경우 참석 가능하다. 또 회사는 주총 당일 전후로 칵테일 파티나 쇼핑데이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주총 당일에는 4~6시간 동안 안건을 설명하고 주주와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다. 지난 5월 열린 50주년 주총에는 전세계에서 약 4만 명의 주주가 몰렸다.

김용범 부위원장은 “국내 기업들도 주주총회를 모든 주주들에게 기업의 성과를 알리고 향후 나아가야할 기업의 비전을 함께 고민하는 의사소통의 장으로 만든다면, 우리 자본시장은 한층 더 성숙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상장회사들에는 주총 활성화를 위해 자발적으로 노력해줄 것을 촉구했다. 거래소와 예탁결제원, 금투협, 코스콤 등 증권유관기관들에도 자본시장의 긍정적 변화에 따른 선순환의 혜택이 기대되는 만큼 적극 TF에 참여해줄 것을 당부했다.

금융위와 관련 기관들은 올해 12월부터 내년 3월 말 2017년 정기주총 마무리 시기까지 상장사들의 애로사항을 접수해 해소방안을 마련한다. 1월 말까지 애로사항을 접수해 논의한 후, 2월에는 해소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3월에는 주총은 열었으나 문제가 있는 회사들을 찾아 지원한다.

섀도보팅은 정족수 미달로 주주총회가 무산되지 않도록 1991년 도입된 제도다. 주총에 참석 안 한 주주 의결권을 증권예탁기관인 예탁결제원이 대신 행사해 ‘중립적 의결권 행사 제도’라고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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