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14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BOE는 이날 통화정책위원회(MPC)에서 만장일치로 현재 0.5%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또 4350억 파운드(약 636조2005억 원) 규모의 국채 매입과 100억 파운드 규모의 회사채 매입 등 양적 완화 규모도 만창일치로 유지하기로 했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BOE가 내년에 언제, 얼마나 자주 금리를 인상할 지로 옮겨갔다고 CNBC는 보도했다.
독일 투자은행 베렌버그의 칼럼 피커링 수석 애널리스트는 “유감스럽게도 MPC에서 많은 단서가 나오지 않았다”며 “BOE는 금리를 올릴 준비가 되지 않은 듯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BOE가 내년 2분기까지 금리 인상을 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BOE가 내년 2월 인플레이션 보고서를 내놓을 때 금리 인상 경로에 대한 강력한 지침을 발표할 것으로 피커링 애널리스트는 기대하고 있다.
BOE가 만장일치로 금리를 동결하고 양적 완화 규모를 유지한 것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취약해진 영국 경제를 보호하기 위함이다. 지난달 영국 예산청(OBR)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0%에서 1.5%로 낮추고 내년 GDP 성장률 전망치는 1.6%에서 1.4%로 낮췄다. 또 지난 10월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프랑스가 영국의 GDP를 앞지를 것으로 전망했다. IMF는 영국을 향해 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때에 ‘주목할 만한 예외’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상승하는 인플레이션율이 BOE를 압박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 12일 영국 통계청(ONS)은 지난달 영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2년 3월 이후 최고치이며 목표 인플레이션율인 2%를 훨씬 웃돈 것이다.
BOE는 지난달 2일 10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25%에서 0.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당시 마크 카니 BOE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곧 정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했다. BOE의 조치는 물가가 급등하는 상황에 대비한 한 것으로 풀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