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둘러싼 오해들… 채굴 때문에 D램 수요 증가?

입력 2017-12-15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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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8GB HDM2 D램.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8GB HDM2 D램. (사진제공=삼성전자)

가상화폐 시장에 광풍이 불면서 채굴기에 들어가는 D램 수요 증가와 현물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실제 반도체 업계와 전문가들은 가상화폐 채굴기가 D램 수요와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진단했다.

가상화폐 채굴기는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채굴기는 그래픽 카드를 장착하는 ‘GPU’다. 그래픽 카드는 그래픽 D램이 탑재된다. 그래픽카드 개수가 많을수록 생산성이 올라간다. 또 다른 방식은 ‘ASIC(주문형반도체)’이다. ASIC은 2013년말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면서 비트코인을 효율적으로 채굴하고자 만들어졌다. ASIC칩은 삼성전자나 대만 TSMC 등 파운드리 업체가 생산한다. 현재 비트코인은 ASIC방식을, 이더리움은 GPU방식을 사용한다.

D램은 올해 공급부족 상황이 지속됐다. 미국 반도체 시장 조사 없체인 IC인사이츠는 최신 보고서를 통해 올 4분기 전세계 D램 매출은 210억6100만 달러(약 22조8400억 원)로 전분기(119억8600만 달러)보다 약 5.4%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IC인사이츠는 올해 연간 D램 시장 성장률이 75%에 이를 것 이라고 봤다. 이는 23년 전인 1994년 78% 성장률 이후 가장 큰 규모다. 1993년부터 2017년까지 평균 성장률은 13%였다.

올해는 데이터센터 서버, 모바일용 D램 수요는 크게 늘었지만, 수율의 한계로 공급이 제한돼 가격 상승이 이어져 왔다. 최근에는 급상승한 가상화폐 가격이 D램 수요와 현물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실제 업계가 체감하는 영향력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가상화폐 채굴기에 대한 이슈가 많지만 그 수요는 매우 미미하다”며 “주 수요처는 서버, 스마트폰 등으로 엄청 넓고 많은 양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이와 비교해 채굴기 수요는 굉장히 작은 시장”이라고 말했다.

비트코인 채굴기 ASIC에 대해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채굴기 ASIC의 수요는 증가하고 있지만 특정 목적으로 하는 주문형 반도체는 예를들어 개인이 100개 정도를 주문해 생산하는 형식이라면 D램과 낸드는 몇십 만개 를 생산하는 수준”이라며 “그만큼 채굴기 ASIC이 금전적인 부분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작다” 고 설명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가상화폐 채굴기는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일 뿐”이라며 “가상화폐 시장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채굴기로 인한 수요가 향후 더욱 커질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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