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인상 無'는 정부의 장밋빛 낙관…곧이 곧대로 믿어도 되나

입력 2017-12-15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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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간 명목 인상률 68%… 산업용 ‘경부하 요금’도 인상될 듯

정부가 값싼 원전과 석탄 발전을 줄이고, 비싼 액화천연가스(LNG)와 신재생에너지를 늘리겠다는 에너지 전환 정책에도 전기요금 인상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의 발전 단가가 하락할 것을 전제하고 있어서 전기요금 인상이 없다는 정부의 주장에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4일 향후 15년간의 에너지 수급 전망과 설비 계획을 담은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17∼2031년)을 국회에 보고하면서 “2022년 전기요금이 2017년 대비 1.3%가량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부는 2030년 전원별 발전비중이 원자력 23.9%, 석탄 36.1%, LNG 18.8%, 신재생 20%가 되게끔 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발전 비중은 원자력 30.3%, 석탄 45.3%, LNG 16.9% 신재생 6.2%다.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대폭 늘어나는 2030년에도 전기요금이 올해 대비 10.9% 인상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게 정부의 추산이다.

2022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인상요인은 1.1∼1.3%로 4인 가족(350kWh/월)으로 환산하면 월평균 610∼720원 오르는 수준이다.

과거 13년간 우리나라 명목 전기요금은 68%가량 올랐고, 이 중 연료비와 물가요인을 제외한 실질 요금 상승률은 13.9%다. 이에 비하면 인상 폭이 낮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박성택 산업부 에너지산업정책관은 ‘전기요금 인상 부담을 다음 정부로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번 정부 임기 중에는 기존 계획에 따라 원전이 추가로 확대되고 석탄발전도 건설되기 때문에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완충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단가가 2030년까지 35.5% 하락할 것으로 감안해 내놓은 수치로 정부의 전기요금 전망치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신재생에너지가 정부 예상처럼 크게 싸지지 않는다면 전기요금이 오를 수밖에 없는 셈이다.

정부는 가정용과 달리 기업들이 주로 사용하는 경부하 요금(심야의 싼 요금)은 높여 나가기로 했다. 이에 따라 철강, 석유화학, 반도체 등 전력 사용이 많은 기업의 부담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용 전력은 계약전력 30kw를 기준으로 그 미만이면 갑종, 이상이면 을종으로 구분된다. 을종에는 시간대별 차등요금이 적용되는데, 싼 요금대인 경부하 시간은 밤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다. 전체 산업용 전기 사용량의 48.1%가 경부하 시간대에 쓰인다.

박 정책관은 “어떤 형태로든 조정이 이뤄지면 기존 설비 투자 기업은 이를 감내해야 하는 게 사실”이라며 “경부하 요금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문제 제기가 지속적으로 있어 이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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