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E, 비트코인 선물거래 시작…일주일 만에 식은 시장 열기 되살릴까

입력 2017-12-17 17:22 수정 2017-12-18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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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격, CME 거래 기대에 2만 달러 근접…CBOE 거래량, 첫날의 60% 수준으로 위축

세계 최대 파생상품 거래소인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비트코인 선물거래를 시작하면서 일주일 만에 싸늘히 식은 시장 열기를 되살릴지 주목된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CME는 미국 동부시간으로 17일 오후 6시(한국시간 18일 오전 8시)부터 선물거래를 시작할 예정이다. 최대 경쟁자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가 비트코인 선물을 출시한지 일주일 만에 CME 시장도 출범하게 되는 것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올 들어 1700% 이상 치솟았다. CME 선물시장 출범에 대한 기대로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한국시간으로 17일 오후 4시45분 현재 전일 동시간 대비 9.47% 급등한 1만9565.50달러로, 2만 달러 선 돌파를 노리고 있다.

선물시장에서 트레이더들은 가격이 앞으로 오르거나 내릴 것에 대비해 베팅할 수 있어 위험을 헤지할 수 있다. 또 월가 금융기관들이 잘 규제된 CBOE와 CME에서 거래할 수 있어서 그동안 변동성이 너무 컸던 비트코인 투자를 꺼렸던 기관들이 뛰어들 기회를 마련해준다.

CBOE의 첫 일주일간 투자 열기는 미지근했다는 평가다. 거래 첫 24시간이 지난 11일 비트코인 선물 계약 건수는 4100건 이상이었다. 그러나 이후 4거래일간 평균은 약 1640건으로, 첫날보다 약 60% 축소됐다. 세계 최대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의 첫 일주일간 선물거래치고는 초라한 성적이다. CBOE는 새로운 상품에 대해서 이런 거래량은 건전한 것이라며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CBOE가 계약 최소단위를 1비트코인으로 설정한 데 비해 CME는 5비트코인에 달하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보다 헤지펀드와 대형 금융기관 수요를 노렸다는 평가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 가격이 1만7500달러라고 가정하면 CBOE는 딱 이 금액만큼을 1계약으로 할 수 있지만 CME에서는 1계약을 하려면 8만7500달러의 자금이 필요하다. 증거금 규정도 CME가 좀 더 엄격하다. CBOE는 첫 계약 시 전체 금액의 44%를 증거금으로 요구하고 있다. 반면 CME는 그 비율이 47%로 더 높다.

CME도 CBOE와 마찬가지로 비트코인의 높은 변동성에 여전히 많은 은행과 선물 중개업체들이 진입을 꺼리는 문제를 안고 있다. 비트코인은 세계 그 어떤 정부의 통제도 받지 않는 순수한 디지털 통화로 간주되면서 처음에는 자유주의자나 소프트웨어 전문가들의 호기심을 받다가 이후 가파른 상승세에 월가 투자은행의 관심도 얻게 됐다. 회의론자들은 비트코인은 버블에 불과하며 돈세탁 등 다른 불법행위를 돕는 수단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JP모건체이스와 로열뱅크오브캐나다(RBC), 소시에테제네랄, UBS 등은 고객들에게 CME 비트코인 선물에 접근할 수 있는 상품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은행은 당분간 상황을 관망하다가 진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들은 CBOE 거래에서도 같은 태도를 취했다.

골드만삭스와 ABN암로그룹은 CME와 CBOE 비트코인 선물 청산 기능을 제공하고 있지만 이는 일부 고객만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찰스슈왑&컴퍼니와 TD아메리트레이드홀딩 등 인기 중개업체들은 고객들이 비트코인 거래 상황을 좀 더 지켜보고 나서 투자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TD아메리트레이드는 18일부터 CBOE 선물 거래를 허용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선물시장이 승자 독식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며 비트코인에서도 CBOE와 CME, 양사 중 한 곳만 살아남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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