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의 글로벌 광고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이노션이 인수합병(M&A)을 진행하며 사업영역을 키우고 있다. 그동안 기아자동차의 북미 크리에이티브 마케팅을 대행하던 ‘데이비드&골리앗(D&G)’ 인수를 통해 기아차의 광고 수요와 함께 외부 일감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18일 현대차그룹과 광고업계 등에 따르면 이노션이 이번에 인수한 D&G는 기아차뿐 아니라 유니버셜 스튜디오, HBQ, 잭인더박스 등 굵직한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회사다. D&G의 실적이 내년부터 이노션의 연결 수익으로 인식되면서 이노션의 실적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문지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이노션의 내년 매출총이익 내 미주 비중은 55%로 추정돼 전년 대비 8% 오를 전망”이라며 “2019년부터는 미국 세제 개편안에 따라 법인세가 기존 35%에서 20%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돼 해당 수혜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D&G는 18년 동안 기아차의 광고를 대행해 왔다. 특히 기아차 ‘쏘울’의 햄스터 광고는 세계적인 권위의 ‘에피어워드’를 수상한 바 있다. 올해 초 슈퍼볼에서 선보인 ‘니로’ 광고 ‘영웅의 여정(Hero’s Journey)’은 광고선호도 조사에서 1위, 칸 국제광고제 본상을 기록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기아차는 내년에도 9년 연속으로 슈퍼볼 광고를 진행하기로 했다. 그간 D&G가 기아차의 슈퍼볼 광고를 담당해온 만큼 인수 후에는 이노션이 이 광고를 대행할 것으로 보인다. 슈퍼볼은 미국프로풋볼(NFL)의 결승전으로 미국 최대의 스포츠 행사다. 광고 단가도 천문학적인 금액이다. 슈퍼볼 광고는 30초에 60억 원을 넘어 세계에서 가장 비싼 광고로 유명하다. 현대차의 경우 내년에 광고를 진행하면 총 10번째 광고를 집행하게 된다.
문 연구원은 “광고주인 현대차와 기아차의 신차 출시는 내년에 더욱 많아질 전망이다”라며 “미국 슈퍼볼, 호주 테니스 오픈, PGA 제네시스 오픈 등의 스포츠 이벤트들도 신차 마케팅을 위한 무대로 활용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