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준비, 믿을 건 집 한 채 뿐…자녀에 집 상속 안 한다”

입력 2017-12-18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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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 중 1명 “상속계획 無”…부모 봉양 비율은 감소세…주택연금 가입 2016년 1만건 돌파 ‘10년 새 20배’

자식에게 주택을 물려주지 않고 스스로 소유하며 주택연금을 통해 소득을 확보하는 부모 세대의 비율이 지난 몇 년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17’에 따르면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주택연금 가입건수는 2007년의 515건에서 2016년 1만309건으로 10년 새 20배가 넘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자녀와 동거하는 부모의 비율은 감소하고, 주택을 자녀에게 상속하지 않겠다고 응답한 이들의 비율은 증가했다. 부모와 자녀의 동거 비율은 2008년 38%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해 지난해인 2016년에는 29.2%를 기록했다. 반면 보유 주택을 자녀에게 상속하지 않겠다고 응답한 이들은 2008년 12.7%에서 2016년 25.2%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이 같은 현상은 자식이 부모를 봉양하는 문화가 이전에 비해 감소하는 추세 속에서 생활비를 주택연금을 통해 마련하고자 하는 부모 세대가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생활비를 자녀에게 의지하는 부모 비율은 2008년 52.9%에서 2016년 47.4%로 감소한 반면, 생활비를 스스로 해결하는 부모의 비율은 46.6%에서 52.6%로 증가했다.

다른 선진국에 비해 높은 노년층 빈곤율도 주택을 상속하기보다는 직접 소유하며 연금 형태로 전환하기를 선호하는 추세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2013년 조사된 한국의 66세 이상 고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은 49.6%였는데, 이는 OECD 국가 평균인 12.6%보다 4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이밖에도 지난해 기준으로 청년가구인 30세 미만의 실물자산 비율은 37.4%인 반면, 노인가구인 60세 이상의 실물자산 비율은 82.0%로 조사되기도 했다. 이는 부모 세대 보유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주택을 연금소득으로 전환하고자 하려는 심리가 자연히 확산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시사한다.

한편 2015년 기준 주택연금 가입자의 35.2%는 경기도에, 32.7%는 서울에 각각 거주하는 것으로 조사돼 가입자의 73.8%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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