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중소기업 양극화 커져… 환율변동 취약에 수익성 하락까지 겹친 중기

입력 2017-12-18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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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1년 내내 부정적으로 이어졌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체감 경기 격차도 올해 중 11월이 가장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경영계획 기조의 차이도 올해 말 체감 경기 격차가 벌어진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 12월 전망치가 96.5를 기록했다. 19개월 연속 기준선 100에 못 미쳤다. BSI는 경영 상황에 대한 기업가들의 판단과 전망을 수치화한 것이다. 100을 넘으면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고 100이하면 부정적으로 판단하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한경연은 “BSI 익월 전망치가 한 해 내내 기준선 100을 넘지 못하고 부정적이었던 것은 외환위기 이후 올해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평균 BSI 전망치도 2012년 이후 6년 내내 100을 넘지 못했고, 실적치도 31개월 연속 하회했다”며 “이처럼 장기간 낮은 수준이 지속되는 것은 부정적 기업 심리가 만성화되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같은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BSI도 수출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체감 경기는 여전히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11월 전산업 BSI는 80으로 전월 대비 2포인트 증가했지만 5월 80, 6월 77, 9월 81, 10월 78 등으로 등락을 반복하고 있어 개선세로 판단하긴 어렵다.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경기에 대해 느끼는 온도 차이는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벌어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대기업 업황 BSI는 전달보다 4포인트 상승한 90으로, 2012년 4월(91)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중소기업 업황 BSI는 72로 10월과 같은 수준이었다. 특히 중소기업은 지난달 전망했던 11월 전망치(78)에도 크게 미치지 못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는 10월 14포인트에서 11월에는 18포인트를 기록,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12월 전망치에서도 대기업(89)과 중소기업(72)은 17포인트의 격차를 보였다.

최덕재 한국은행 기업통계팀장은 “최근 수출 대기업 위주로 경제가 회복되고 있는데 반해, 중소기업은 환율 변동에 취약한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이 이달 발표한 ‘2017년 3분기 기업경영분석’에서도 수익성 측면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는 더욱 크게 나타났다.

매출 증가율을 살펴보면 대기업은 3분기에 14.8% 성장했다.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8.1%, 8.5%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6%포인트 이상 늘어났다. 반면 중소기업은 개선세에 있지만 매출 증가율이 대기업만큼 가파르지 않다. 중소기업 매출액 증가율은 지난 3분기 9.5%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6.7%)와 2분기(5.5%)에 비해서는 개선됐지만 대기업보다는 성장이 더뎠다.

수익성에서는 온도차가 더 컸다. 3분기 대기업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7.9%를 기록해 전년 동기 5.4%에 비해 2.5%포인트 개선됐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지난해 3분기 8.2%였던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올 3분기에는 6.6%를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1.6%포인트 하락했다.

한국은행은 “수익성이 높은 1차금속, 기계.전기전자, 석유.화학 등이 주로 대기업이 많이 몰린 업종”이라며 “중소기업이 많이 분포한 목재.종이, 자동차부품 등은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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