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이어서 “(일본에서는) 전수방위가 대전제라는 것은 당연한 얘기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기술이 진전되고 있는 문제 등 우리나라(=일본)를 둘러싼 현실이 대단히 어려워지고 있다. 그런 현실에 정면으로 대응하면서 종래의 연장선상이 아니라 진정으로 국민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방위력이란 무엇인가, 우리의 방위력의 마땅한 모습을 추구할 생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아베 총리의 이와 같은 발언은 북한 핵미사일 위기를 십분 활용해 자신의 지지율을 올리면서 자위대를 군대로 승격하는 일본국 헌법 개정에 대해서 확실한 길을 만들어 나갈 생각을 표명한 것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아베 총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에 대해 “제재 효과는 틀림없이 생기고 있을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위협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12월 8일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방위상이 순항미사일 도입을 발표한 바 있다. 방위성이 취득에 나선 순항미사일은 자위대가 현재 보유한 장비와 비교해도 훨씬 사정거리가 길다. 항공자위대가 현재 보유한 대함미사일은 사정거리가 170㎞이지만, 이번에 도입할 순항미사일의 최장 사정거리는 900㎞로 알려졌다. 이런 순항미사일은 적국의 미사일 기지를 파괴하는 용도로도 쓸 수 있다. 900㎞이면 동해 한가운데에서 북한 전역이 사정권에 들어가는 셈이다.
이런 일본 정부의 노골적인 군사력 증강 계획에 대해 16일 입헌민주당의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대표는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우리나라(=일본)가 전수방위에 전념하여 영토와 영해를 잘 지킨다는 관점에서 볼 때 순항미사일 도입은 과잉 행위가 아닌가 하는 강한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라고 주장했고, 다른 야당들도 정부 방침에 반발하고 나섰다. 장거리 순항미사일 도입 문제는 내년 정기 국회에서 크게 쟁점화될 전망이다.
여기서 최신 여론조사를 살펴보자. 일본 TV방송국인 NNN이 1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은 37.8%로 4개월 만에 30%대로 떨어졌다. ‘아베 내각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11월보다 3.3%포인트 하락한 37.8%였고, ‘지지하지 않는다’는 대답은 11월보다 3.9%포인트 올라간 45.3%였다. 한편 정당 지지율은 자민당 34.3%, 입헌민주당 10.5%, 희망의당 1.2%, 공명당 2.7%, 민진당 2.4% 등이었다. 여전히 지지 정당 없음이 40% 이상인 셈이다.
아베 총리가 개입한 의혹이 짙은 모리토모(森友) 학원 캠퍼스의 국유지 매각 문제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의 설명을 납득하지 못한다’는 대답이 80.7%로 80%를 넘었다. ‘납득한다’는 대답은 7.3%에 불과했다. 아베 총리에 대한 일본 국민들의 불신이 아직 대단히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북한이 사정거리에 들어가는 순항미사일 도입이라는 정부 방침에 대해서는 ‘지지한다’가 38.1%였고, ‘지지하지 않는다’가 39.1%로 비슷했다.
그런데 아베 총리는 북한 핵미사일 위기를 이유로 군사력을 증강한다는 방침을 계속 실행에 옮기려고 한다. 19일 일본 정부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방어 체제를 근본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본 정부는 지상배치형 이지스 시스템 ‘이지스·아쇼아’ 도입을 19일 정식으로 결정한다. 19일 국무회의에서 북한 탄도 미사일 위협에 대항하는 ‘이지스·아쇼아’를 2기 도입하기로 정식 결정한다. 방위성은 ‘이지스·아쇼아’ 2기면 일본 열도 전체를 커버할 수 있다고 강조하여 2기를 동북의 아키타(秋田) 시와 서일본의 야마구치(山口) 현 하기(萩) 시에 소재하는 육상자위대 훈련장에 배치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일본은 한국이 도입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시스템보다 저렴한 이지스·아쇼아 시스템 도입을 검토해 왔는데, 이번에 정식으로 도입을 결정한 것이다.
이처럼 일본 정부는 ‘아베 총리의 3선’이라는 목표와 ‘아베 총리의 헌법 개정’이라는 숙원을 달성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두 가지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계속 낮아지는 아베 총리의 지지율이 올라가야 할 텐데 그 점은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