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 억만장자’들이 차세대 교통수단으로 꼽히는 초고속 캡슐형 열차 ‘하이퍼루프’ 사업에서 경쟁하고 있다.
CNN은 19일(현지시간)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과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하이퍼루프 개발에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버진하이퍼루프원은 이날 브랜슨이 5000만 달러(약 540억6500만 원)를 추가로 투자했으며 그가 회장으로 취임한다고 발표했다. 10월 초 버진그룹이 하이퍼루프 개발업체 하이퍼루프원에 투자하면서 브랜슨은 이사진에 합류했으며 회사는 사명에 ‘버진’을 추가해 버진하이퍼루프원으로 재탄생됐다. 브랜슨은 성명에서 “버진하이퍼루프원의 발전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겠다. 새로운 회장이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이퍼루프는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2013년 머스크가 제안한 기술이다. 그는 거의 진공 상태인 튜브를 통하는 초음속 열차를 이용하면 뉴욕에서 LA까지 45분 만에 갈 수 있다고 제시했다. 현재 비행기로 이동하면 약 6시간이 소요된다. 머스크 스스로도 보링컴퍼니를 설립해 하이퍼루프를 개발하고 있다. 초기에는 허황된 꿈으로 여겨졌으나 점차 현실화가 이루어지는 중이다.
이날 버진하이퍼루프원은 새로운 이정표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최근 테스트에서 시속 240마일(약 386㎞) 속도를 달성했다. 올해 초에는 436m를 시속 309㎞로 주행하는 데 성공했는데 여기서 더 나아간 것이다. 버진하이퍼루프원은 지난 9월 하이퍼루프 1단계 설치 대상으로 10개 도시를 발표했으며 2021년까지 착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링컴퍼니는 LA에 지하 네트워크를 건설할 예정이다. LA의 심한 교통체증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뉴욕에서 워싱턴까지 30분 미만이 소요되는 고속이동 기술을 채택한다. 기존 터널의 절반 크기로 줄여 비용을 절감한 점도 특징이다. 다만 아직 실험단계에 머물고 있다. 머스크는 회사 로고가 새겨진 모자를 판매하는 이른바 ‘모자공개(IHO·Initial Hat Offering)’를 통해 보링컴퍼니 자금을 유치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트위터에서 구매자 중 10명을 무작위로 선택해 LA의 하이퍼루프를 체험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브랜슨과 머스크는 민간우주여행에서도 경쟁하고 있다. 브랜슨은 버진갤러틱을, 머스크는 스페이스X를 각각 설립했다. 우주분야에서는 머스크가 한발 앞서가고 있다. 17일 스페이스X의 재활용 우주화물선 ‘드래곤’이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착했다. 버진갤러틱은 아직 로켓을 우주로 보내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