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인사이트] 스페인 ‘사이어스’, VR 기술로 심리 치료

입력 2017-12-22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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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공포증 치료에 VR 활용…환자가 집에서 편리하게 치료받을 수 있어

▲VR을 이용해 심리 치료 중인 환자. 제공=사이어스.
▲VR을 이용해 심리 치료 중인 환자. 제공=사이어스.

현대인은 흔히 한두 가지 정신 질환이나 심리적인 문제를 안고 산다. 일상생활을 불가능하게 할 만큼 급히 치료를 요하는 정신 질병도 있으나 가벼운 증상이라면 그냥 참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의사를 만나거나 병원에 가는 게 부담스러운 탓이다. 그런데 이제 집 안에서 가상현실(VR) 기기를 이용해 심리치료를 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고 최근 가디언이 보도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본사를 둔 벤처기업 사이어스(Psious)는 VR 기기와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심리 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은 장비를 착용해 특정 공포증이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치료를 받는다. 고소공포증, 바늘 공포증, 동물 공포증, 운전 공포증, 폐소 공포증, 광장 공포증 등을 앓는 사람들이 대상이다. 의사를 만나거나 장소를 이동할 필요가 없다. VR 헤드셋 가격은 300달러(약 32만 원)이며 시뮬레이션에 따라 월 39달러에서 연 1299달러까지 가격은 다양하다.

사이어스는 고객이 반복적으로 공포 상황에 노출되도록 해 공포증을 없애는 데 도움을 준다. 사이어스의 자비에 팔로머 최고경영자(CEO)는 “거미를 무서워하는 사람에게 거미를 상상해보라고 요구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4년 전 비행 공포증을 앓는 친구와 이야기하면서 사업 아이디어를 구상했다. 팔로머 CEO는 “친구가 심리학자와 치료하는 과정을 전해 듣다 보니 이를 기술로 구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VR를 이용한 정실 질환 치료는 산업계와 학계 모두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학계에서는 알츠하이머,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뇌손상, 자폐아 치료 등을 위한 VR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사이어스는 존스홉킨스대, 스탠포드대, 시카고대, 바르셀로나 호스피탈 클리닉 등에서 종사한 경력이 있는 정신과 전문의들과 협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사이어스는 직원들에게 명상 체험을 제공하고자 하는 스페인 기업들과도 계약을 맺고 있다. 각 기업은 직원들의 정신건강을 책임지는 차원에서 VR 체험 서비스를 제공한다. 직원 복지의 하나로 쉽게 명상하는 법을 도와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기업들의 목표다. 직원들이 휴게실에 각자 들어가 VR 헤드셋을 착용하고 명상하는 시간을 갖는다.

일부 정신과 전문의는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쓰이는 ‘VR 심리 치료’를 맹신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영국 맨체스터 메트로폴리탄대의 사라 크로지에 조직심리학 교수는 “VR가 정신 건강을 관리하는 하나의 자원으로 사용될 수는 있으나 결코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이나 친구와 시간을 보내며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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