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맥주 승승장구 속 우울한 국내 맥주업체들

입력 2017-12-26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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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세표준 역차별 해소해달라" 주장

최근 몇년 사이 다양한 맛과 기호를 즐기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혼술ㆍ홈술 열풍까지 맞물리면서 수입 맥주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26일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맥주 수입액은 2억168만6000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50.1% 증가했다. 또한 1~11월 이마트에서 수입맥주를 구매한 소비자는 생수 구매자 수와 비슷한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마트에서 취급하는 2800여 품목의 전체 매출 순위에서 지난해 7위에 그쳤던 수입맥주는 올해 봉지라면에 이어 매출 순위 2위로 뛰어올랐다.

이마트에서 수입 맥주는 주류 매출로 지난해 이미 소주를 뛰어넘었으며 올해는 국산맥주까지 따라잡아 전체 주류매출 1위 자리에 올랐다. 취급 맥주 브랜드도 2년 전보다 2배 늘어난 500여종에 달하고 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도 연도별 수입맥주 매출 증가율이 전년 대비 2015년 101.3%, 2016년 75.6%,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87.4%로 큰 폭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GS25에서 수입맥주와 국산브랜드 맥주 매출 비중은 2014년만 해도 12.8 : 76.2로 국산맥주가 크게 높았던데 비해 불과 3년만인 올해는 55.5 : 45.5로 수입맥주 매출이 국산맥주를 앞질렀다. 이밖에 CU, 세븐일레븐 등 다른 편의점도 수입맥주 매출 비중이 모두 50%를 모두 넘기며 주류 매출 1위를 이끌고 있다.

이처럼 수입맥주의 매출 확대 배경에는 가격 경쟁력이 자리하고 있다. 현행 주세법에 따르면 맥주 주세율은 72%지만 세금을 매기는 기준인 과세표준에서 수입맥주는 국산맥주 대비 유리한 세율을 적용받는다. 국산맥주는 ‘출고하는 때의 가격’을 과세표준으로 해 판매관리비·광고비 등 마케팅 비용을 모두 포함한 출고 가격에 맞춰 세금을 매긴다. 반면 수입맥주는 ‘수입신고를 하는 때의 가격’을 과세표준으로 하고 있어 수입원가에 과세만 더한 가격에 세금을 매겨 판매단계에서 발생하는 마케팅비용 등이 포함되지 않는다. 국산 맥주업계가 수입맥주의 성장이 국산 맥주 대비 유리한 세율 때문이라며 국내업계가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는 까닭이다.

이에 메이저 국내 맥주 업체들은 시장 점유율을 뺏기고 있는 상황에서 수입맥주 판매를 확대하거나 국내 브랜드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롯데주류는 내년 1월부터 ‘밀러 라이트’, ‘밀러 제뉴인 드래프트’의 유통 및 판매권을 독점하게 됐다. 오비맥주는 최근 세계적인 수준의 셰프인 고든 램지를 카스 광고에 출연시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하이트진로는 야심차게 선보인 발포주 '필라이트'가 출시 초부터 품절 사태를 일으키며 출시 반년 만에 1억캔 판매를 돌파하는 등 ’메가히트’ 상품으로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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