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인 아시아] 동남아 기업들, 역내 투자 확대…아세안 경제통합 원동력

입력 2017-12-27 07:46 수정 2017-12-27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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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아세안 기업의 역내 투자, 240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ASEAN) 기업들이 역내 투자를 확대하면서 경제통합을 강화하는 원동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과거에는 일본과 유럽 등 선진국 기업들이 아세안 투자를 주도했지만 이제 현지 기업들이 성장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태국과 말레이시아 등 아세안에서 먼저 경제발전을 이룬 국가 기업들이 제조업을 중심으로 미얀마와 라오스 등 역내 다른 국가들에 활발히 투자하는 가운데 후발주자인 베트남 기업들도 투자 확대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소개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 따르면 지난해 아세안 기업의 역내 투자액은 약 240억 달러(약 26조 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세안 투자 전체에서 현지 기업이 차지하는 비율도 25%로 역대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제조업이 아세안 기업 역내 투자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태국 최대 페인트 업체 TOA페인트는 지난 10월 방콕 증권거래소 상장 다시 역내 3개국 신규공장 건설에 총 12억 바트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TOA 측은 “해외 첫 공장이 들어설 인도네시아는 인구가 2억5000만 명 이상의 시장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말레이시아 자동차 대기업인 탄총모터(Tan Chong Motor)는 미얀마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탄총은 지난해 미얀마 양곤에서 일본 닛산자동차의 소형 세단 ‘써니’ 생산을 시작했으며 2019년에는 바고 주에서 새 공장을 가동할 계획이다.

태국 시암시멘트그룹(SCG)은 올해 이웃나라인 라오스에 연간 180만 t 생산규모의 새 시멘트 공장 문을 열었다. 이 공장에 대한 투자액은 100억 바트에 달한다. SCG는 중국의 현대판 실크로드인 ‘일대일로’를 배경으로 동남아 인프라 지출이 커지면서 시멘트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고 공장 건립 이유를 설명했다. 그동안 자국 시장에서 자금과 경영 노하우를 축적한 동남아 대표 기업들이 다른 국가로 시장을 넓혀나가고 있는 것이다.

후발주자인 베트남 기업들도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베트남 최대 통신업체인 비엣텔(Viettel)은 내년 미얀마 현지에서 이동통신사업을 시작한다. 올해 1월 발표한 미얀마 투자액은 20억 달러에 달했다. 베트남 1위 유제품 업체 비나밀크(Vinamilk)는 올해 초 캄보디아에 1000만 달러를 투자해 현지 합작사를 세웠다. 비나밀크는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캄보디아 시장점유율을 높일 계획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선진국 기업으로부터 현지 사업을 인수해 아세안 내 영향력을 더욱 강화하려는 전략도 보이고 있다. 태국 소매업체 센트럴그룹은 지난해 프랑스 카지노그룹으로부터 베트남 슈퍼마켓 체인 빅씨(Big C)를 10억 유로에 인수해 70여 곳에 달하는 현지 매장을 확보했다. 태국 음료 대기업 타이베버리지 등을 거느린 TCC그룹은 지난 2015년 독일 소매업체 메트로의 베트남 자회사를 약 7억 달러에 인수했다. 주변국 시장 개척을 서두르는 아세안 기업들과 해외사업을 축소하는 대신 자국시장에 좀 더 초점을 맞추려는 선진국 업체들의 이해관계가 일치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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