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례 깬 농협금융 계열사 사장 인사 내막은?

입력 2017-12-27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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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행장에 이대훈 전 상호금융대표...오병관 금융지주 부사장 손해보험 대표 선임

차기 농협은행장에 이대훈 전 농협중앙회 상호금융대표가 내정됐다. 차기 행장으로 유력하던 오병관 금융지주 부사장은 농협손해보험 신임 대표에 내정됐다.

NH농협금융은 26일 계열사 CEO 최종 후보를 선정하기 위한 5차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이 전 대표를 차기 행장 후보로 단독 추대했다고 밝혔다. 농협금융은 27일 계열사 임추위와 이사회 및 주주총회를 거쳐 신임 대표를 선임할 예정이다.

차기 행장 자리에 이 전 대표가 내정된 것은 그동안 금융지주 부사장이 은행장으로 추대돼 온 전례를 깼다는 평가다. 그간 김주하 전 농협은행장, 이경섭 농협은행장은 모두 금융지주 부사장에서 은행장으로 추대됐다. 이에 따라 행장 인선 작업 초반에는 오병관 지주 부사장이 차기 행장에 유력하다고 꼽히기도 했다.

이 내정자가 농협은행장 유력 인물로 급부상한 것은 이달 초 임기를 1년 남겨 놓고 농협상호금융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면서다. 22일에는 마지막 관문이던 공직자윤리위원회의 퇴직공직자 취업심사도 통과했다. 이 내정자는 본부장 시절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의 눈에 띄어 지난해 말 인사에서 농협은행 부행장(상무급)을 거치지 않고, 본부장에서 대표이사(상호금융대표)로 초고속 승진해 이를 두고도 파격 행보라는 평가가 많았다.

이 내정자가 최종 선임되면 1960년생(만 57세)으로 젊은 행장 계열에 동참하게 된다. 이 내정자는 경기도 포천 출신으로 동남종합고와 농협대를 졸업했다. 1981년 졸업과 동시에 지역농협인 포천농협에 입사한 뒤 1985년 농협중앙회를 거쳐 2004년 농협은행 경기도청출장소장, 서수원지점장, 광교테크노벨리지점장 등을 지냈다.

이 내정자는 지역농협을 비롯해 농협은행, 상호금융 등 농협 내에서 여러 직무를 두루 경험했고 상호금융 대표 때 연체율을 낮춰 건전성을 개선한 점 등에서도 능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내정자가 경기 출신이라는 배경도 지역 안배 차원에서 무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농협은행장 인선 과정을 두고 업계에서는 순탄치 않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지난달 20일 농협금융이 본격적으로 인선 작업을 시작한 이후 27일 열린 3차 임추위에서는 쇼트리스트 구성이 연기됐고 지난 4일에는 임추위가 미뤄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내부에서는 선거법 위반 논란에 휩싸여 있는 중앙회장의 측근을 농협은행장 자리에 앉히면 조합원들의 의사가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고 전했다.

농협손해보험 신임 대표에는 오병관 농협금융 부사장이 내정됐다. 서기봉 농협생명 사장과 고태순 농협캐피탈 사장은 유임됐다.

오 내정자는 1960년 대전 출신으로 서대전고와 충남대 회계학과를 졸업한 뒤 1986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했다. 2012년 농협금융지주 기획조정부장을 거쳐 2013년 농협중앙회 기획실장 등을 역임하며 김 회장과 손발을 맞춰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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