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국은행으로 빌리는 대출금이 현재 유엔(UN)에서 정한 국민계정통계 편제기준(2008 SNA)으로는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수호조로 정부가 굳이 한은에 손을 벌릴 필요가 없는데다 마이너스통장에 사용기간이 있는 것처럼 연말연초엔 모두 갚아야 하는 특성도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한은 대출금이란 일반회계는 물론 기금 및 특별회계를 포함한 일시차입분을 말한다. 정부는 국회로부터 올해 차입한도를 총 40조원(양곡관리특별회계 2조원, 공공자금관리기금 8조원 포함)으로 승인 받았었다.
다만 세수 호조가 이어지면서 정부가 한은으로부터 빌릴 필요성이 줄어들었다. 실제 올 3분기 국세수입은 69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63조5000억원) 보다 더 늘었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가 자체 조달을 위해 발행하던 재정증권도 올해 총 8회에 걸쳐 7조9400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재정증권 발행은 총 23회에 20조9400억원에 달했었다.
현재 한은 대출금 잔액의 대부분은 양곡관리자금 2조원 중 일부라는 게 한은측 설명이다. 한은 관계자는 “정부 세수가 늘다보니 한은 대출금이 줄었다. 잔액 1조원 수준은 오래전부터 이뤄져온 양곡관련 대출금”이라며 “최근 이 자금도 분할 상환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조금씩 상환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매년 갚아야하는 만기 도래일 기준일이 1월20일이다. 3~4분기에는 줄어드는 경향이 있지만 연초에는 정부의 자금 조기집행 등으로 늘어나는 게 보통”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