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증시 결산] ③사드 보복에 일년 내내 출렁인 '중국소비주'

입력 2017-12-29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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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한해 국내 증시에 영향이 컸던 이슈를 꼽자면 ‘사드 갈등’을 빼놓을 수 없다.

사드를 둘러싼 갈등이 표면화된 것은 지난해부터였다. 한국 정부의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반발한 중국이 한류 콘텐츠 유통을 차단하거나, 중국인 여행객의 한국 관광을 제한하는 등 직∙간접적인 경제적인 보복 조치를 본격화한 것.

이에 중국사업 비중이 높은 국내 기업들의 주가가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지난 몇 년간 중국시장 성과를 바탕으로 성장했던 화장품업종은 사드 갈등에 따른 영향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화장품 대표주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올해 마지막 거래일인 28일 종가가 30만4500원으로 사드 배치 결정 직전 44만1000원과 비교해 31.0% 떨어졌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주가의 낙폭도 문제지만 중국 정부의 태도 변화가 있을 때마다 큰 변동성을 보였다는 점도 곤혹스러웠다. 중국 정부가 한국 단체여행을 금지했던 3월에는 주가가 급락했고, 새 정부가 출범한 5월에는 중국과의 관계 회복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했다. 이후 9월에는 사드 추가배치가 결정으로 투자 심리가 최악의 국면을 맞기도 했다.

LG생활건강, 한국콜마, 코스맥스 등 다른 화장품업체도 사정이 다르지 않았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여행, 항공, 면세점, 카지노, 엔터테인먼트 등 업종에 속한 기업도 마찬가지였다. 가격이 저렴해졌음에도 불확실성이 큰 주식은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국내 증시의 ‘블루칩’으로 각광받던 중국소비주가 별안간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한 것이다.

국내 대표 기업인 현대차도 홍역을 치렀다. 현지 소비심리 악화로 1∼11월 중국 내 자동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38.2% 감소했고, 올해 8월에는 현지 법인인 베이징현대차의 부품생산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기도 했다. 사드 부지를 직접적으로 제공한 롯데그룹은 소방법 위반 등의 구실로 장기간 영업정지를 당하다 결국 마트 사업 철수를 결정해야 했다.

국내 기업의 피해가 커지자 정부는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섰다. 이에 악화일로를 걷는 듯 했던 중국의 보복도 추석연휴를 기점으로 개선되는 흐름이다. 지난 9월에는 양국이 통화스와프 연장을 결정했고, 중국 정부가 일부 지역의 한국행 단체관광 비자 발급을 재개하기도 했다. 특히 이달 14일에 열린 한중 정상회담으로 관계개선의 토대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중국의 제재 조치를 온전히 끝낸 것이 아닌 만큼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내내 변동성을 보이던 중국 소비주가 추석 연휴 이후 바닥을 찍고 어느 정도 반등하긴 했지만 아직 사드 배치 이전에 비해서는 제 값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사드 갈등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이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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