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독자신용등급…일부 삼성 현대차 SK 계열사 등급은 내려갈듯

입력 2017-12-29 09:06 수정 2017-12-29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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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대기업들의 자체신용도(독자신용도)가 공개될 예정인 가운데, 삼성·현대차·SK그룹 등의 일부 계열사들은 그동안 그룹 신용도 덕에 자체신용도보다 높은 최종신용등급을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신용평가(한신평)와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는 독자신용도 도입과 관련한 자료를 공개했다.

자체신용도는 계열사의 비경상적 지원을 배제하고 자체적인 채무상환 능력을 반영한 등급이다. 신용평가사가 최종신용등급을 산출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도출되는 개념이지만, 일반기업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신용평가서와 평가보고서에는 기술되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일반기업에 대해서도 내년부터는 계열사의 비경상적 지원가능성에 따른 세부등급 조정 여부와 크기를 신용평가서 본문에 서술하게 된다.

한신평에 따르면 자체신용도 공개 대상인 일반기업 219개사(10월 말 기준) 국내 주요 16개 그룹에 속한 업체는 전체의 절반인 102개사로 나타났다. 102개 업체 중 53개사에 노칭이 이루어져 그룹 소속 계열사들의 절반은 자체신용도 대비 1노치 높게 최종 등급이 부여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대기업 집단의 지배구조, 계열사간 재무적·사업적 연계성, 평판 리스크 등이 반영된 결과라고 한신평은 설명했다.

노치는 등급 뒤에 붙는 ± 개념으로 A에서 A+이 됐을 경우 1 노치 높아졌다(노치업), 반대의 경우 1 노치 낮아졌다(노치다운) 말한다.

나신평에 따르면 240개사 중 자체신용도와 최종신용등급간의 노치 조정이 없는 경우가 73.8%(177개사)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자체신용도 대비 최종신용등급이 1노치 높아진 경우가 24.2%(58개사), 2 노치 높아진 경우는 1.3%(3개사), 1 노치 낮아진 경우는 0.8%(2개사)의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노치 조정이 있는 63개 회사 중에서는 1 노치 높아진 회사가 92.1%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두 신평사가 공개한 산업별 현황을 살펴보면 주로 건설, 물류, 호텔·숙박, 조선, 자동차 부품 등에서 노치업의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나신평은 “산업별로 수직계열화, 계열물량 취급, 계열의 재무적 지원 등을 통해 계열과의 긴밀성이 높은 산업일수록 노치업 비중이 높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주요 그룹별로는 한신평에 따르면 공개 대상업체에 노칭이 적용된 65개사 중 81.5%에 해당되는 53개사가 주요 그룹에 소속된 계열사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신평의 조사에서는 삼성(60%)과 현대차(69.2%)의 노치업 조정 비율이 다른 그룹 대비 높게 나타났다.

나신평 조사 결과도 비슷했다. 삼성(80.0%)로 1위를 차지했고, 뒤이어 현대차(69.2%), LS그룹(66.7%), SK그룹(64.7%) 순을 기록했다. SK그룹은 전체 17개사 중 11개사, 현대차는 13개사 중 9개사, 삼성은 5개사 중 4개사, LS는 3개사 중 2개사의 신용등급이 한단계 올랐으며, 이외에도 LG(7개사), 롯데(4개사), 한화(4개사)그룹에서 노치업 조정된 회사가 다수 존재했다. 계열의 통합적인 신용도가 높아 지원능력이 우수할수록 소속 계열사들의 최종 신용등급에 영향을 줘 상향 비중을 끌어올리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두 신평사 모두 자체신용도 공개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용건 한신평 기업평가본부 산업2실 실장은 “자체신용도는 이미 수차에 걸쳐 시장에서 공개 및 개념 논의가 되어 왔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정보가 아니며, 노칭 수준이 대부분 1 노치업 수준에 해당돼 자체신용도와 최종 신용등급 간 차이가 큰 기업도 거의 없다”면서 “다만 개별 회사의 자체신용도가 공개됨에 따라 최종 신용등급이 동일하다 하더라도 자체신용도에 대한 시각차이가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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