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는 풍전등화인데..잘못 없다고 파업 위협하는 금타 노조

입력 2017-12-29 09:07 수정 2017-12-29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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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가상(雪上加霜). 워크아웃 졸업 이후 처음으로 임직원들의 급여를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극심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금호타이어가 노조의 강경 투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영정상화가 시급한 상황에서 노사갈등까지 심화되자 금호타이어를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금호타이어 경영위기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노조가 파업까지 나서며 목소리를 높이자 금호타이어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조 "노동자에 일방적 희생 강요말라"…상경투쟁= 9일 금호타이어 노조 확대간부와 조합원 1000여명이 채권단과 정부에 부채 감면과 구조조정 중단을 요구하는 상경투쟁을 진행한다.

노조는 전 조합원이 작성한 '금호타이어 정상화 10대 요구' 청원서를 청와대에 전달하고 산업은행으로 이동해 '금호타이어 구조조정 저지 호남권지부 결의대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노조가 채권단의 채권단의 구조조정을 거부하는 것은 현재 위기의 원인이 경영진과 채권단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노조 관계자는 "금호타이어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은 중국공장의 생산량 감소와 해와판매 및 영업부진, 매각 리스크로 인한 시장 신용도 하락 등에 따른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호타이어 경영진과 채권단은 부실 원인을 제대로 규명하지 않은 채 또다시 임금삭감으로 위기를 모면하려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가 마련한 10대 요구 청원서에는 △중국공장 매각과 국내공장 증설 △국내공장의 구조조정 중지 △국내 구성원의 총 고용보장 및 비정규직의 정규화 △해외매각 금지 협정서 발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설비투자 즉각 실시 △노사 공동 경영 보장 및 노동이사제 도입 등이 담겨 있다.

노조는 상경투쟁과는 별도로 29일 당일 공장별로 조합원들의 휴일근로와 연장근로도 전면 금지했다.

◇경영정상화 시급한 금호타이어, 노조 리스크까지 겹쳐=노조가 상경투쟁에 나선 사이 회사의 상황은 극도로 악화됐다. 12월 급여와 4분기 제수당이 지급이 안 될 정도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것이다. 급여가 밀린 것은 지난 2014년 워크아웃 졸업 이후 처음이다.

회사 측은 공고문을 통해 "지속적인 영업적자로 현금 유동성이 극도로 악화돼 정상적인 회사 운영을 위해 신규 차입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생존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차입이 불가능해져 12월 급여와 4분기 제수당 및 장기근속상 지급을 연기한다"고 임직원들의 양해를 구했다.

또 "채권단에서 차입금을 1개월 연장한 것은 회사가 상환능력이 안되기 때문에 한시적으로 늦춰진 것일 뿐 현재의 자금난 해소와는 무관하다"며 "내년 1월 28일 이후 차입금 상환에 대해서는 채권단 전체의 새로운 의사 결정 과정이 필요하고 시간이 갈수록 구조조정과 법정관리의 가능성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급여와 수당이 지급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나 노조는 강경한 대응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상경투쟁 후 고용노동청에 체불임금 고소 진정 접수를 하겠다는 입장인 것.

이에 노조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금호타이어의 위기가 기존 경영진과 채권단의 경영실패로 인한 부분도 크지만 강성 노조로 인한 경쟁력 약화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라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호타이어의 경우 경쟁 타이어 2사 대비 매출원가율ㆍ판매관리비율과 1인 평균 급여가 높은 상황"이라며 "노조도 결국 금호타이어 경영위기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데, 자신의 밥그릇만 챙기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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