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소비자와 사업자간 분쟁의 원활한 해결을 위한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는 ‘소비자분쟁 해결기준 개정(안)’ 을 마련해 이달 18일까지 행정예고한다고 1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에는 항공운송의 불이행ㆍ지연에 대한 보상기준 강화, 소상공인 보호를 위한 외식업 위약금 규정 마련, 계약 해제에 따른 환불ㆍ위약금 기준 개선 등 39개 항목이 포함됐다.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은 소비자와 사업자 사이에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을 원활하게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공정위가 제정ㆍ시행하고 있는 고시로, 분쟁당사자 사이에 분쟁 해결 방법에 대한 별도의 의사 표시가 없는 경우 분쟁해결을 위한 합의 또는 권고의 기준이 된다.
주요 개정 내용을 보면 항공(국내ㆍ국제여객) 위탁수하물의 운송 지연시 현재는 수하물을 분실ㆍ파손한 경우에만 보상하고 운송이 지연되는 경우에 대해서는 보상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았으나, 위탁수하물 운송이 지연되는 경우에도 몬트리올 협약(제22조제2항)에 준해 손해배상을 하도록 했다.
또한, 항공기가 불가항력적 사유로 운송불이행 또는 지연되는 경우 항공사의 입증 없이 면책이 되도록 규정하고 있었으나 불가항력적인 사유여도 항공사의 입증이 있는 경우에 한해 보상책임이 면제되도록 ‘과실추정원칙’을 도입했다.
보상기준의 경우 국제여객의 운송불이행 시 대체편이 제공된 경우에는 시간에 따라 100~400달러를 배상하도록 하고, 대체편이 제공되지 못한 경우에는 400달러를 배상하도록 정하고 있었는데, 이를 각각 200~600달러, 600달러로 항공사의 배상범위를 확대했다.
국내여객의 경우 국제여객과 동일하게 2시간 이상의 운송 지연에 대해서만 배상하도록 규정하고 있었으나, 국내여객은 운항거리 및 운항시간 등이 국제여객에 비해 짧은 점을 고려해 1시간 이상~2시간 이내 운송지연에 대해서도 해당구간 운임의 10%를 배상하도록 규정했다.
아울러 공정위는 보상의 기준이 되는 ‘운임’의 의미가 국토부 신고요금, 실제거래요금, 정상요금, 할인요금 등 불분명해, 유류할증료, 공항이용료, 기타 수수료 등을 제외한 소비자가 구입한 소매가격으로 명확히 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소상공인 보호(No-Show 방지)를 위한 외식서비스업 위약금 규정도 개선된다.
현재 돌잔치, 회갑연 등 연회시설 운영업에 대해서만 예약취소시 위약금을 규정했고, 위약금의 부과도 사용예정일로부터 2개월 전인지 여부를 기준으로 했다.
앞으로는 외식서비스업을 연회시설운영업과 그 이외의 외식업으로 구분하고, 예약취소 시기에 따라 위약금을 차등적으로 부과한다.
가령 연회시설 운영업의 경우 사용예정일로부터 1개월 전 이전 취소하면 위약금이 없지만, 사용예정일로부터 7일 전 이전 취소할 경우 계약금을 위약금으로 하고, 사용예정일로부터 7일전 이후 취소한 경우 계약금과 이용금액의 10%를 위약금으로 정했다.
결혼준비대행업의 경우 소비자의 귀책으로 인한 계약해지 시 사업자가 부담한 서비스비용을 포함한 기발생 비용과 잔여금액의 10% 공제 후 환급하도록 개선했다.
도서ㆍ음반 등 문화용품은 사업자의 귀책사유로 계약이 중도해지된 경우, 소비자가 사업자에게 사은품을 반환하지 않아도 되도록 정했다.
또한, 현재 소비자가 상품권 구매 시 할인을 받았더라도 사업자는 권면금액의 90%를 기준으로 상환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불합리한 측면이 있었으나 공정위는 이를 권면금액이 아닌 소비자가 실제로 구입한 금액을 기준으로 100분의 90을 상환하도록 개선했다.
여행업의 경우 천재지변 등 여행자의 귀책사유가 아닌 불가피한 사유로 계약을 취소하는 경우에는 위약금이 면제되도록 했고, 공연업은 전염병, 전염성 독감 등 공연관람 시 공익에 오히려 저해되는 경우, 실내공연 관람을 취소하더라도 위약금을 면제토록 했다.
프린터 토너 등 사무용기기는 소모품을 부품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아 소모품 단종, 대체품 부재로 인해 제품사용이 불가능해지는 등 소비자 피해가 발생했다. 이를 필수 소모품이고 대체품이 없는 경우 부품으로 인정해 부품보유기간을 준수할 수 있도록 한다.
미용업에 네일서비스업, 왁싱업 2가지 품종이 추가되고, 정수기 등 임대업종 품목에 안마의자, 제습기가 추가된다.
공정위는 "항공운수업, 외식업, 체육시설업, 여행업 등 국민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분야들에 대한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을 보다 합리적으로 개선함으로써 불필요한 분쟁을 사전에 예방하는 한편, 향후 분쟁 발생 시, 교환ㆍ환불 등과 관련해 소비자들이 보다 신속하고 적절한 구제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소비자분쟁해결기준 개정(안)은 행정예고 기간 동안 이해관계자와 관계부처 등의 의견을 수렴해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공정위 전원회의 의결을 거쳐 확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