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과 바른정당 간 통합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앞서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의 통합 여부을 묻는 전(全) 당원 투표를 시행한 결과, 74.6%가 ‘찬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양측은 조만간 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를 조직해 다음 달 설 명절 전까지 통합신당을 꾸릴 전망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측근인 이태규 의원은 2일 오전 YTN 라디오에서 “이번 당원투표에서 당원들의 (바른정당과의) 통합 지지가 명백히 드러났다”며 “신속하게 임시전당대회를 소집해서 통합절차를 밟아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통합신당의 구체적인 시기에 대해서는 “가급적이면 설날 전에 당원이나 지지자들에게 통합된 새로운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국민의당 투표 결과 발표 직후인 지난해 12월 31일 “보통 한 달 정도 걸리니, 1월에 시작하면 2월에 끝나지 않을까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바른정당도 양측 통합에 ‘파란불’이 켜진 이상 지체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유승민 대표는 같은 날 입장문에서 “국민의당 안 대표의 재신임과 바른정당과의 통합 추진에 찬성하는 당원들의 뜻이 확인됐다”며 “그동안 통합 찬성과 반대 측이 대립해온 국민의당이 이번 당원투표를 계기로 통합에 관한 정치적 합의를 도출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통합찬성파 하태경 최고위원은 “2+2 협의체를 확장한 통추위를 1월 초에 당장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양당은 통추위 구성과 관련해 기존에 통합의 가교 역할을 해온 ‘2+2 채널’을 확대해 통합 논의에 돌입할 전망이다. 양당 의원은 물론, 주요 당직자까지 조직 구성원으로 참여시킬 예정이다.
문제는 양당 내부의 통합 반대 여론이다. 특히 국민의당은 호남 중진의원들을 중심으로 통합반대 여론이 높다. 통합반대파 의원 18명은 반(反)통합 모임인 ‘국민의당 지키기 운동본부’를 조직해 대응에 나섰다.
당장 국민의당은 통합 승인을 위한 전당대회 개최를 놓고 내분을 겪을 전망이다. 통합반대파 박지원 의원은 “전당대회 의장인 이상돈 의장이 합당을 위한 전당대회를 열지 않겠다고 했다”며 “어떠한 경우에도 합당파가 생각하는 전당대회는 열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이 의원은 “전당대회 소집권한은 당무위원회에 있다”고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