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7기, 지방선거의 해] 잠룡들 미래, 지방선거서 갈린다

입력 2018-01-02 10:42 수정 2018-01-02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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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 첫 3선 도전…이재명, 경기지사로 업그레이드…홍준표 재·보선 등판설…안철수·유승민은?

2018년 613 전국 동시 지방선거는 여야 차기 대권 주자들에게도 운명을 건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20대 대통령선거를 겨냥하고 있는 주자 중 상당수가 광역단체장 선거 후보로 나서거나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여권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민선 최초’로 3선 서울시장에 도전하며, 이재명 성남시장도 경기지사로 체급을 불리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의 ‘대권 잠룡’으로 불렸던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현직 광역 지방자치단체장으로는 처음으로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하고 재보궐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후보 기근에 허덕이는 야권에서도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의 지방선거 차출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613 선거에서 당뿐 아니라 자신도 좋은 성적표를 받아야 차기 대권 경쟁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박 시장은 19대 대선에서 민주당 경선 후보로 나섰던 주자인 만큼 올해 지방선거의 차출 대상으로 거론된다. 박 시장은 서울시장 3선 출마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박 시장이 경남지사에 도전해 PK(부산경남) 선거 전체를 민주당에 유리한 판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는 수도권 광역단체장 중에선 상징성이 큰 서울시장이다 보니 여당 내 서울시장 경쟁이 과열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재 박영선, 민병두, 전현희 의원 등 도전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박 의원은 서울시정뿐만 아니라 MBC 사태나 노영민 주중 한국대사의 난징 방문 등 친문 지지자들이 좋아할 만한 현안에는 빠짐없이 의견을 내며 이슈를 주도하고 있다. 민 의원은 서울창업중심도시 등 정책정치선거로 박 시장을 누르겠다며 현장을 누비고 있고, 전 의원도 지역 및 언론과 접촉 면을 늘리는 중이다.

이 시장은 사실상 경기지사 도전 의사를 굳히고 경기도 관련 이슈에 목소리를 키워가고 있다. 이 시장은 지난해 말 바른정당 소속 남경필 현 지사가 서울과 경기를 하나로 묶자면서 ‘광역서울도’론을 제기한 것에 대해 “나가도 너무 나갔다”며 공개 비판하기도 했다.

충남지사 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안 지사는 올해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선도 출마하지 않는다. 대권 도전을 위한 당내세력 확보 차원에서 지역구에 얽매이지 않는 정치 활동을 위해 원외를 선택했다는 풀이다. 아울러 재보선에 나가 낙선한다면 정치적 리더십에 생채기가 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충남지사 경쟁이 많은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내에서는 충남 천안병 지역구 4선인 양승조 의원, 공주 출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 서천 출신 나소열 청와대 자치분권비서관, 복기왕 아산시장 등이 출마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들은 당내 경선에 대비해 권리당원을 모으고, 조직을 정비하는 동시에 지역행사 참석이나 강연 등으로 인지도를 높이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야당에서는 홍 대표의 국회의원 재보선 등판 가능성도 심심찮게 거론된다. 제1야당의 대표로서 올해 선거의 격전지에 직접 출마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홍 대표는 일단 지방선거나 재보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대구를 새 거점으로 삼고 차기 총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전망도 흘러나온다.

안 대표는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위한 전(全) 당원 투표를 제안한 만큼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통해 613 지방선거를 치른 후 차기 대선 준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가 차기 대선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은 정치권의 공공연한 사실로 통했다. 하지만 국민의당 일부 중진들이 야합이라며 강도 높은 비난을 하며 통합에 걸림돌 역할을 하고 있고, 지방선거를 위한 일시적 연대에 불과할 것이라는 시각이 있어 난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는 서울시장 또는 부산시장에 출마할 수 있다는 얘기도 당 안팎에서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안 대표가 지난해 말 긴급기자회견에서 “(바른정당과) 통합 찬성 의사가 나면 신속하게 통합 절차를 밟고 새로운 당의 성공과 인물 수혈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라고 한 말에 대해 안 대표의 측근은 “안 대표 본인의 이익을 위해 통합하려는 게 아니라 당을 위한 것이라면 대표직 사퇴와 서울시장 또는 재보선 출마까지 다할 수 있다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유 대표가 안 대표와의 통합을 선언함에 따라 지방선거의 판은 흔들 것으로 보인다. 유 대표도 서울시장 출마설이 끊이지 않는 만큼 둘의 행보가 어떻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연대는 자칫 중도보수의 역풍을 맞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또 유 대표가 서울시장에 출마하고, 안 대표가 부산시장에 출마하는 등의 전략이 나온다면 중도통합당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희망적이지 않겠느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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