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아낀 최태원 SK 회장, 중동 사업은 다시 주목

입력 2018-01-03 09:28 수정 2018-01-03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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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이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과 비공개 회동을 한 사실이 외부에 공개되면서 SK그룹의 중동 사업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임 비서실장은 12월 9~12일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했고 두 사람의 회동은 그 전에 이뤄졌기 때문에, 둘의 회동 목적이 정확히 알려진 것은 없지만, UAE와 관련이 있을 것이란 추측은 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2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에서 열린 SK그룹의 신년회에서 UAE 사업과 관련해 임 비서실장을 만났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청와대는 임 비서실장과 최 회장이 12월 초 만난 사실은 부인하지 않고 있다. 다만 청와대 측은 “두 사람의 만남과 임 비서실장의 UAE 방문은 별개”라며 “SK뿐 아니라 다른 기업과도 만났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SK그룹은 현재 중동에서 건설, 에너지, 유통, 해운 등 다방면에 걸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은 예멘 등에서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SK건설은 터키 보스포루스해협 제3 대교 건설, 유라시아 해저터널 공사, 쿠웨이트·사우디아라비아 등 플랜트 공사를 맡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이란 최대 민영 에너지 회사인 ‘파르시안 오일앤가스’가 발주한 1조7000억 원 규모의 타브리즈 정유공장 현대화 사업을 따냈다. 앞서 지난해 3월에는 총사업비 34억 유로(약 4조3600억 원)가 투입된 5000MW 규모의 가스복합화력 민자발전 사업권을 확보한 바 있다.

자원 수송 전문 선사인 SK해운은 원유 및 석유제품 수송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SK네트웍스는 중동사업부를 신설, SK E&S는 LNG발전 사업 추진을 위해 자본금 3억 원 규모의 도미니카공화국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최근 SK그룹은 중동지역 사업 확장을 위한 행보에 나서기도 했다. 최 회장은 재작년 UAE를 방문해 국부펀드 MDP, 석유회사 MP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협력모델 구축을 논의했다. 당시 최 회장은 정철길 전 SK에너지 화학위원장과 함께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지난해 11월 최 회장은 임 비서실장을 만나기 전 UAE의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행정청장과 독대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UAE 아부다비의 2030장기플랜 설명을 듣고 정유·가스개발사업과 관련해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부다비 2030장기플랜은 아부다비의 경제 기반을 효과적으로 전환해 오는 2030년까지 지속 가능하고 다변화한 고부가가치 경제 건설을 이룩하자는 계획이다. 에너지, 석유화학, 금속, 항공우주·방산, 제약·생명공학, 관광, 의료 등의 전략적 확충을 통해 경제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골자다.

이러한 진행 과정 중에 SK그룹이 암초를 만났을 거란 예측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SK건설은 두바이시의 하수터널망 공사 발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선 SK가 이란 등 다른 중동 국가와 신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UAE의 견제를 받고 청와대와 논의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SK그룹 관계자는 “정부의 도움을 요청할 만한 사업이 전혀 없다”면서도 “현재 나오는 이야기는 모두 원론적인 것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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