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STX 부실 여파 올해 배당 못한다

입력 2018-01-03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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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지주가 지난해 설립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2016년 조선ㆍ해운사 구조조정으로 인한 대규모 부실정리 여파로 올해 배당을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지주-중앙회로 이어지는 농협의 특수성 때문에 농협중앙회의 축배는 1년뒤로 미뤄졌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는 올해 농협중앙회에 배당금 지급을 못하게 됐다. 금융지주가 2014년부터 농협중앙회에 배당을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농협금융지주의 단일 주주인 농협중앙회는 매년 지주로부터 배당금을 받는다. 올해 금융지주의 배당금이 0원인 이유는 2016년에 금융지주 계열사, 특히 농협은행의 실적이 안 좋았기 때문이다. 이 여파로 작년 3월 농협은행은 금융지주에 배당을 하지 못했는데, 그 결과가 올해 금융지주가 농협중앙회에 낼 배당금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다.

사실상 농협은행이 금융지주에 배당을 못하게 되면 금융지주가 농협중앙회에 배당할 금액도 크게 줄어들게 된다. 금융지주는 2017년 초 농협은행을 제외한 다른 계열사로부터 750여억 원을 배당받았다. 하지만 이 금액은 2017년 한 해 동안 금융지주가 회사채 비용과 인건비 등으로 쓰인 1년 평균 지출액 1500여억 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금융지주가 받은 수익금(계열사 배당금)보다 지출(연간 비용)이 많은 셈이다. 회계상 결손이 난 법인은 주주에 대한 배당을 하지 않기에 올해 금융지주의 배당금은 책정되지 않았다.

내년에는 금융지주가 농협중앙회에 낼 배당금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는 지난해 3분기까지 당기순익 7285억 원을 기록했고, 이 중 농협은행은 3분기까지 당기순익 5160억 원을 달성했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지난해 은행 순익이 증가했기 때문에 올해 배당금은 지난번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농협금융 계열사의 수익이나 손실이 농협중앙회 손익에 반영되는 기간은 평균 2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농협은 지주가 계열사로부터 받은 배당금이 지주 재무제표에 반영되고 다시 농협중앙회에 배당하는 단계까지 올라오는 지주-중앙회간 배당-재배당 구조를 갖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지주의 농금채 부담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농협중앙회가 농금채 이자를 갚아나가기 위해서는 중앙회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금융지주의 배당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농금채는 2012년 금융지주 계열사를 중앙회에서 독립시키는 신경 분리 과정에서 필요한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농협중앙회가 발행한 채권이다. 정부의 농금채 이자보전 지원이 작년 끝남에 따라 농협중앙회는 이자 1700억원 정도를 감당해왔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2019년은 돼야 금융지주로부터 200억 원 이상 수준의 배당금을 지급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농금채 이자도 어느 정도 감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금융지주가 분기별로 농협중앙회에 내는 농업지원 사업비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다가올 전망이다. 올해 금융지주가 부담할 농업사업 지원비 추정치는 3858억 원으로 농협은행과 농협생명이 2.5%를 농협손보 1.5%, 투자증권 0.3%, 농협캐피탈 0.3%를 부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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