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가 ‘생산 지옥(Production Hell)’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테슬라는 3일(현지시간) 지난해 4분기 모델3을 1550대 출하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 애널리스트들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것으로 생산병목 현상에 대한 우려를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고 이날 미국 CNBC방송이 지적했다.
코웬의 제프리 오스본 애널리스트는 전날 보고서에서 “월가는 지난 분기 모델3 출하량이 4000~5000대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내 전망치는 2250대”라며 “모델3의 실망스러운 생산속도로 투자자들이 테슬라의 현금 고갈에 초점을 둘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모델3 출하량은 오스본의 전망도 크게 밑돌았다.
또 테슬라는 주당 5000대인 모델3 생산목표 달성 시기도 종전의 올해 1분기에서 2분기로 3개월 더 연기했다. 테슬라는 성명에서 “우리는 최단 기간에 최대한 많은 물량을 생산하기보다는 품질과 효율성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1분기 말에 모델3 생산량이 주당 2500대로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는 2분기가 끝날 때까지 주당 5000대 생산목표를 달성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생산병목 현상 해결에 큰 진전을 보였다”며 “지난해 4분기 수일간 주당 1000대 이상이라는 생산 속도에 도달했다”고 덧붙였다.
모델S와 모델X 등 다른 테슬라 차종은 원활하게 생산되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 분기에 모델S를 1만5200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모델X는 1만3120대 각각 생산했다. 두 모델 출하량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7% 증가했다.
아울러 테슬라는 지난 분기 말에 모델3 860대와 모델S와 모델X 2520대가 고객에게 인도하는 과정에 있었다며 이들 차량은 올해 1분기 출하량에 합산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전체 출하량은 10만1315대로, 회사 목표인 10만 대를 웃돌았으며 전년보다 33% 급증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테슬라의 첫 보급형 차종인 모델3 생산이 부진하다는 점을 불안해하고 있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 시간외 거래에서 2% 이상 급락했다. 3만5000달러(약 3732만 원) 가격으로 시작하는 모델3는 럭셔리 부문을 넘어서 좀 더 광범위한 시장에 접근하기 위한 테슬라의 전략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모델3가 생산 지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다른 자동차업체들이 추격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해 전기차 쉐보레 볼트(Chevy Bolt)를 2만3297대 판매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