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모바일 결제 시장 중국, 카드·전통은행 설 곳 없다

입력 2018-01-04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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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 9조 달러

중국이 세계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신용카드 업체와 전통 은행은 모바일 결제 시장에 잠식당해 맥을 못 추는 형국이라고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세계 2위 경제 대국 중국은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만큼은 미국과 큰 격차를 벌린 세계 1위다. 포레스터리서치에 따르면 2016년 미국의 모바일 결제 규모는 1120억 달러(약 119조2240억 원)였다. 같은 기간 중국의 모바일 결제 규모는 9조 달러를 기록했다고 아이리서치컨설팅그룹이 밝혔다.

중국에는 이미 ‘현금 없는 사회’가 도래했다. 중국 인민은행(PBOC)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인들의 현금 사용 비중은 2016년 66조 위안이었다. 이는 2014년과 비교해 10%가 줄어든 규모다. 중국 어디에서든 모바일 결제, 모바일 송금이 일반적이다. 경영 컨설턴트 리처드 라우는 최근 중국 칭다오에 있는 성 미카엘 성장에서 입장을 기다리다가 입장료 20위안이 자신에게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그는 당황하지 않고 줄 서 있는 다른 사람에게 20위안을 빌려 그 자리에서 모바일로 빌린 돈을 입금해줬다고 일화를 설명했다.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은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꽉 쥐고 있다. 아이리서치에 따르면 현재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의 54%는 알리바바의 알리페이가, 40%는 텐센트의 위챗페이가 점유하고 있다. 알리페이는 2013년 세계 최대 모바일 지불 플랫폼인 페이팔을 앞질렀다. 그 해 텐센트가 모바일 메신저와 핀테크를 결합해 위챗페이를 출시했다. 텐센트는 홍바오(중국에서 명절에 돈을 넣어 주는 붉은 봉투) 문화에 착안해 2014년 음력설부터 ‘온라인 홍바오’ 기능을 선보이며 중국인들을 사로잡았다.

빠른 속도로 모바일 결제 시장이 확대된 중국에서는 신용카드 시장이 미처 성장할 틈이 없었다. 안 그래도 중국 사회는 몇 년 전까지 빚을 지는 데 대한 거부감이 커 신용카드를 만드는 사람들이 흔하지 않았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국외 자본 규제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중국 당국이 국외 업체에 깐깐한 규제를 적용해 비자, 마스터카드 같은 업체들은 매장을 쉽지 세우지 못했고, 그 사이를 모바일 결제 업체가 파고들었다. 비자, 마스터카드 같은 업체들은 디지털 결제에 대거 투자해 난국을 돌파하고자 한다. 이들 업체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근거리 무선통신(NFC), 생체 인식 기능 등을 통합해 플랫폼 다변화를 꾀했다.

전통적인 은행도 설 곳을 잃었다. 싱가포르개발은행(DBS)과 EY가 2016년 11월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내 국유 은행들은 2015년 카드 수수료 부문에서 230억 달러 가까이 손실을 보았다. 보고서는 2020년까지 연간 수수료 손실 규모가 660억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두 업체는 유럽 전역의 전자결제 서비스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인도, 태국 등 아시아 국가에 있는 모바일 결제 업체들에 투자했다.

두 업체는 미국에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미국은 카드 결제를 어디에서나 환영한다. 이 때문에 미국 소비자들은 오히려 모바일 결제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않는다. IDC파이낸셜인사이트의 제임스 웨스터 애널리스트는 “새로운 결제 방식이 도입되려면 이전 결제 방식보다 편리하다는 점이 입증되어야 한다”며 “미국에서는 카드 결제가 광범위하게 받아들여지고 소비자들도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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